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권태선 이사장 해임안을 의결했다. KBS 보궐이사로는 황근 선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를 추천하기로 의결했다.
방통위는 21일 전체회의를 열고 권 이사장의 해임안을 의결했다. 야당 추천 김현 상임위원은 권 이사장 해임 절차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방통위는 권 이사장 해임 이유에 대해 "방문진 이사회 의장으로 이사회를 대표해 MBC의 경영 성과 등을 적절하게 관리·감독해야 함에도 과도한 MBC 임원 성과급 인상과 MBC 및 관계사의 경영손실을 방치하는 등 MBC와 관계사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밝혔다. 방문진 총인원은 9명으로 현재 방통위가 추진하고 있는, 야권 이사인 김기중 이사 해임까지 이뤄진 뒤 이들 자리를 여권 인사가 채우게 되면 여야는 5대 4 구도로 뒤집히게 된다. 방통위는 안형준 MBC 사장의 주식 의혹과 관련한 방문진의 특별감사 때 참관인으로 참여한 점을 이유로 들어 김 이사의 해임도 추진하고 있다.
한편 방통위는 이날 지난 14일 해임한 남영진 KBS 이사장 후임으로 황근 교수를 KBS 보궐이사로 추천하는 안도 함께 의결했다. 황 교수는 보수성향 언론학자로 분류되며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KBS 이사(2009~2012년)를 지낸 바 있다.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KBS 이사는 방통위가 추천해 대통령이 재가하면 임명되는데, 황 교수 임명 시 KBS 이사회는 여야 6대 5 구도가 된다. 김의철 KBS 사장 해임 제청안의 처리가 가능해지는 상황이다.
김현 상임위원은 이날 전체회의 직전 기자회견을 열고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은 노골정인 '청부해임'이 임기 내 마무리되었다고 미소 짓겠지만 법과 원칙, 절차를 무시한 공영방송 이사의 해임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KBS·MBC·EBS 전현직 이사들도 공동기자회견문을 내고 "방통위는 (해임의) 법적 근거나 절차를 도외시하고 군사작전하듯 해임을 밀어붙였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