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 일산구에 사는 김모(29·여)씨는 최근 회사에서 새로운 프로젝트팀에 투입됐다. 2개월 동안 기존 업무와 프로젝트 업무를 병행하던 김 씨는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를 받았고 기존보다 5㎏가 빠졌다.
어느 날 모든 소리가 예민하게 들리기 시작했고, 귀가 물속에 들어간 것처럼 먹먹하게 느껴졌다. 말소리나 숨소리가 귀에서 울려 들리기 시작해 심각성을 느낀 김 씨는 병원을 찾았고 ‘이관개방증’을 진단받았다.
유스타키오관이라고도 불리는 이관(耳管)은 코와 귀를 연결해 외부 기압과 중이 압력을 맞춰주는 수도 파이프처럼 생긴 기관이다.
침을 삼키거나 하품할 때 잠시 열렸다 닫히면서 중이와 외부 압력을 맞춰주는 기능을 한다. 평상시 닫혀 있다가 상황에 맞게 열리고 닫혀야 하는 이관이 항상 열려 있는 상태를 이관개방증이라고 한다.
이관개방증이 발병하면 자신의 목소리나 숨소리가 귀에서 크게 울려 들리는 자가 강청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귀가 물속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먹먹하고 청력이 떨어진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증상으로 청력이 떨어지는 질환인 돌발성 난청이나 메니에르병으로 혼동하기도 한다.
이관은 근육으로 형성돼 있어 급격히 몸무게가 줄어들었다면 이관 근육도 줄어들어 이관이 열리면서 이관개방증이 발생할 수 있다. 다이어트로 체중을 감량한 경우가 아니라면 급격한 체중 감소 원인이 되는 다른 질환을 찾아보는 검사가 꼭 필요하다.
뇌혈관 질환·운동신경섬유 질환·다발성 경화증 등 근육을 위축하는 질환이 이관개방증을 유발하기도 하며 임신 등 호르몬 변화와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관개방증 증상은 일시적으로 발생해 자연히 호전되기도 하지만 만성적으로 지속돼 여러 불편감을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1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박의현 고려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이관개방증은 항콜린 효과를 갖는 비강스프레이제를 통해 쉽게 치료되기도 하며, 증상이 지속된다면 환기관 삽입술이나 열린 이관에 필러·지방·연골 등을 주입하는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급격한 체중 감소를 일으키는 질환이나 근육을 위축하는 질환이 동반되기도 하기에 증상이 지속된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