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패권경쟁이 가속화하면서 글로벌 전역에서 중국에 대한 인식이 악화하고 있다. 특히 주요 24개국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는 조사대상 시민 3명 중 2명은 중국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내놓은 ‘중국의 글로벌 이미지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글로벌 응답자의 67%는 ‘부정적’(Unfavorable)이라고 답했다. ‘긍정적’(favorable)이라고 답한 비율은 28%에 그쳤다. 이 조사는 지난 2~5월까지 전 세계 24개국 성인 남녀 3만861명을 대상으로 대면 혹은 전화 통화 조사로 진행됐다. △중국에 대한 전반적 이미지 △중국의 외교 정책 △중국의 경제력 및 영향력 등에 대한 질문이 이뤄졌다. 퓨리서치센터는 지난 2005년부터 매년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가별로는 일본과 호주가 비호감도 87%를 찍으며 조사 대상 24개국 가운데 가장 부정적인 견해를 내놨다. 스웨덴(85%)과 미국(83%) 캐나다(79%)도 비호감도가 높았다. 퓨리서치센터도 “코로나 확산을 전후로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됐다. 특히 아르헨티나 브라질 인도 등에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국가별 조사 이후 최고치였다”라고 분석했다.
한국도 중국에 대한 비호감도가 77%로, 지난해 조사(80%)와 비슷했다. 한국에서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논란 이전엔 비호감도가 37%(2015년)~56%(2010년) 수준이었으나, 2017년 이후 61%로 올랐다. 코로나19 확산이 맞물리며 2020년 75%로 오른 뒤에는 높은 비호감도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이 세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주요국 응답자의 71%가 ‘그렇지 않다’고 반응했다. ‘그렇다’(Does)는 답변은 23%였다. ‘중국이 다른 국가 문제에 간섭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도 57%는 ‘그렇다’고 응답했고, 35%는 ‘아니다’라고 했다. 퓨리서치센터는 “사우디-이란 간 평화 협정 중개, 우크라이나 평화를 위한 12가지 제안 등 중국이 최근 이목을 끌었던 외교 활동에도 불구하고, 세계인들은 여전히 ‘중국이 세계 안정화에 기여하지 않는다’고 평가하고 있다”라고 주목했다.
세계인들은 그러나 중국의 영향력과 기술 발전은 인정했다. 중국의 ‘기술 발전 정도’에 대해 19%가 ‘세계 최고 수준’, 51%가 ‘평균 이상’이라고 평가했고, ‘군사력’에 대해서도 9%가 ‘세계 최고’, 44%가 ‘평균 이상’이라고 답했다. ‘경제 초강대국’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도 중국은 33%나 차지했다. 미국은 42%였다. 퓨리서치는 “흥미롭게도 ‘중국=경제 초강대국’으로 꼽는 비율은 고소득 국가에서 더 강했다”면서 호주(50%) 독일(43%) 영국ㆍ네덜란드ㆍ캐나다(40%) 미국(38%) 등을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중ㆍ저소득 국가, 특히 나이지리아 케냐 남아공에서는 10명 중 7명 이상이 ‘자국 경제가 중국의 투자로 인해 상당한 혜택을 받았다’고 답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