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경기 침체 속에서도 역대급 실적을 이끈 LG전자의 조주완 사장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50% 이상 오른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반도체 수요 부진으로 이익이 급감한 삼성전자의 한종희 부회장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보수가 42%나 감소했다. 재계 연봉 1위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으로 상반기에만 111억9,000만 원을 수령했으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해 대비 연봉이 세 배 이상 올랐다.
14일 상장사들이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조주완 사장의 올 상반기 급여는 7억8,100만 원, 상여 7억8,000만 원으로 총 15억6,100만 원을 받았다. 조 사장 급여는 지난해 상반기와 비슷했지만, 상여가 지난해 반기(2억3,500만 원)보다 세 배 이상 늘었다.
연봉 공개 때마다 재계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아왔던 삼성전자 경영진은 대체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보수가 줄었다. 가전 등 완제품을 담당하는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은 총 11억8,600만 원을, 반도체를 담당하는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은 9억5,400만 원을 수령했다. 스마트폰 사업을 주도하는 노태문 MX부문장(사장)은 9억500만 원을 받았다. 각각 지난해 상반기 대비 보수가 42.7%, 3.6%, 47.4% 줄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6년째 무보수 경영을 이어갔다.
다만 삼성전자에서는 CEO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은 임원들이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DX부문장 직속 빅데이터센터장을 맡고 있는 장우승 부사장은 올 상반기 삼성전자 임원 중 가장 많은 28억1,400만 원을 받았다. MX사업부에서도 최강석 부사장과 한지니 부사장이 노태문 사장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 상반기 롯데지주와 6개 계열사에서 112억 원이 넘는 보수를 받으면서 연봉킹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받았던 보수보다 10억여 원 많은 금액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 회장이 올해 롯데칠성음료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경영에 복귀하면서 5억 원가량 보수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상반기에만 총 55억7,000여만 원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수령한 17억1,819만 원의 3.2배 수준으로 지난해 총 급여 51억8,416만 원보다도 많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영 정상화에 나서며 지난 3년 동안 시행했던 임원의 보수 반납을 중단하고 보수를 인상하는 한편 경영 성과급을 지급한 영향이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상반기 보수는 54억100만 원, 올해 처음 공개된 김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회장 보수는 46억200만 원이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상반기 보수는 32억5,000만 원으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다. 구광모 회장은 ㈜LG로부터 총 59억9,500만 원을 수령했다. 지난해 71억3,900만 원보다는 16% 가까이 줄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와 SK하이닉스에서 급여로 각각 17억5,000만 원, 12억5,000만 원 등 총 30억 원을 받았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마트에서 17억8,000만 원을,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은 신세계에서 17억7,400만 원을 받았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상반기 보수는 총 49억6,800만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와 동일하다.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은 올 상반기 7억9,9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지난해보다 67.8% 감소한 수준이다. 2020년부터 받은 상여 항목 장기성과인센티브(LTI)의 3년 분할지급이 끝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선 남궁훈 카카오 전 대표(미래이니셔티브센터 상근고문)가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궁 전 대표는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해 94억3,200만 원을 받아 총 96억8,300만 원을 수령했다. 홍은택 현 대표는 총 6억400만 원을 받았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10억4,200만 원을 받았고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12억4,800만 원을 보수로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