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리그에서 뛰는 '코리안리거'들이 새 시즌에 돌입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손흥민(31·토트넘)과 황희찬(27·울버햄프턴)은 새로운 감독 체제하에 변화가 예고되고 있으며, 김민재(27·바이에른 뮌헨), 이강인(22·파리생제르맹)은 각각 독일 분데스리가와 프랑스 리그1으로 옮겨 새 출발한다.
손흥민은 13일(한국시간) 브렌트포드와 2023~24시즌 EPL 첫 경기를 치른다. 2021~22시즌 '득점왕(23골)'에 오른 손흥민은 지난 시즌 안토니오 콘테 감독 체제에서 수비에 치중하거나 왼쪽 윙백인 이반 페리시치와 동선이 겹치는 등 '전술적 희생'을 당했다. 안와골절과 스포츠 탈장 등 부상까지 겹쳐 제 기량을 뽐내지 못했다. 올 시즌 스코틀랜드의 셀틱을 지휘하던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새로 부임하면서 토트넘은 보다 공격적인 축구를 선보일 전망이다. 그는 프리시즌 경기에서 4-2-3-1 포메이션으로 공격력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전술을 선보이며 '셀틱화'를 장착했다.
손흥민은 '도우미' 역할을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에서 윙어는 최전방 공격수나 중원에서 박스로 뛰어 들어오는 미드필더에게 공을 패스하는 역할이 크다. 프리시즌 라이언시티(싱가포르),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와 경기에 선발로 나선 손흥민은 이런 역할에 충실했다. 때문에 득점왕 재도전은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팀 승리가 우선인 손흥민의 성향상 새 감독의 전술에 100% 맞출 가능성이 높은 데다, 현재 뮌헨 이적설이 도는 해리 케인마저 이탈하면 골 사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손-케' 조합은 EPL 최다 47골을 완성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내 모습은 팬들이 아는 손흥민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다"며 올 시즌 반등을 노리고 있다.
황희찬의 새 시즌도 급격한 변화를 예고한다. 2021년 여름 울버햄프턴에 합류한 황희찬은 지난 2년 동안 4명의 감독 교체를 경험했다. 브루노 라즈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되면서 감독대행 체제를 거쳤고, 지난해 11월 부임한 훌렌 로페테기 감독마저 지난 9일 돌연 사임했다. 후임으로 본머스를 이끌었던 게리 오닐 감독이 15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EPL 1라운드부터 나설 예정이다. 잦은 부상에도 로페테기 감독 밑에서 19경기 4골 2도움을 올린 황희찬으로선 이번에도 빠른 적응이 필요하다.
김민재의 데뷔전은 13일 열리는 독일 슈퍼컵 라이프치히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폴리(이탈리아)의 리그 우승을 이끌고 뮌헨으로 이적한 김민재는 프리시즌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며 예열을 마쳤다. 그는 토마스 투헬 감독이 주로 쓰는 '4백 라인'에서 센터백으로 나서 한발 빠른 수비 등 '철기둥' 역할을 해냈다. 특히 지난 2일 리버풀(잉글랜드)전에서 최전방 공격수를 향한 '칼 패스' 장면은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다만 뮌헨은 마티아스 더 리히트, 다요 우파메카노, 알폰소 데이비스, 뱅자맹 파바르, 누사이르 마즈라위 등 수비 자원이 풍족해 주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성(마인츠), 정우영(슈투트가르트)과의 맞대결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스페인 라리가 생활을 청산한 이강인도 13일 리그1 첫 경기가 예고돼 있다. 현지 언론들은 이 경기에 뛸 파리생제르맹(PSG) 예상 선발 명단을 제대로 내놓지 못하고 있다. 중원이나 윙어 등 전천후로 활용 가능한 이강인이지만 아르코 아센시오, 마누엘 우가르테, 비티냐 등과 곤살루 하무스(벤피카), 우스만 뎀벨레(바르셀로나)의 이적은 주전 경쟁에 불을 지필 예정이다. 킬리안 음바페와 네이마르가 이적설 등으로 함께 뛰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아쉽긴 해도 이강인이 그 자리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어 나쁜 소식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