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설립된 키햐는 온라인으로 술을 판매하는 신생기업(스타트업)입니다. 키햐의 이용자들은 온라인에서 술을 주문하고 원하는 오프라인 음식점에서 주문한 술을 찾습니다. 원래 온라인을 이용한 술 판매는 '주류의 통신판매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에 따라 금지됐으나 2020년 고시가 개정돼 전화, 스마트폰 소프트웨어(앱) 등을 통해 주문만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단 주문한 술을 배송할 수 없고 음식점에서 직접 대면해 성인 여부를 확인한 뒤 전달해야 합니다.
이 업체의 서비스를 이용하면 마트 등 주류 판매장에 가서 술을 사는 것보다 저렴하고 구하기 어려운 술도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박영욱 키햐 대표에 따르면 사명은 맛있는 술을 마셨을 때 나오는 감탄사 '캬'에서 비롯됐습니다. "행복하게 술을 마셨을 때 절로 나오는 소리에서 따왔어요."
주류 스타트업답게 사무실에 각종 술과 술잔들이 놓여 있습니다. 이주윤 키햐 콘텐츠 디자이너에 따르면 직원들도 그만큼 술을 자주 마십니다. "새로 입고되는 술을 원하는 직원들이 한 번씩 시음해요. 값비싼 위스키를 마셔볼 수 있어 좋아요. 근무할 때도 자유롭게 술을 마시죠."
키햐 직원들은 입사때 술을 직접 마셔보며 다양한 술을 배우는 위스키 교육을 받습니다. 김건용 키햐 사업개발 이사도 입사 전까지 위스키에 대해 잘 몰랐습니다. "직원 대부분이 입사 전 소주와 맥주, 막걸리를 주로 마셔서 위스키에 대해 잘 몰랐죠. 교육을 통해 제대로 알게 됐어요."
H도 박 대표와 염수민 키햐 마케팅 총괄 이사에게 위스키 종류와 마시는 법을 배웠습니다. 염 이사가 첫 번째로 알려준 술은 싱글 몰트 위스키 '글렌피딕'입니다. 싱글 몰트 위스키는 증류소 한 곳에서 맥아로 만들어 고유의 맛을 내는 위스키입니다. "스코틀랜드의 위스키 상표 글렌피딕은 싱글 몰트 위스키 중 유명해요. 위스키는 도수가 높아 열자마자 바로 마시면 알코올 향을 강하게 느낄 수 있죠. 열어 두고 기다렸다가 나중에 마시면 알코올이 날아가면서 도수가 내려가 마시기 쉬워요."
염 이사가 건넨 글렌피딕을 한 모금 마셔 봤습니다. 이날 위스키를 처음 마셔봤는데 알코올 도수 40도가 넘는 글렌피딕은 절로 얼굴이 찌푸려질 만큼 썼습니다. 옆에서 박 대표가 초콜릿을 건네주었습니다. "위스키의 알코올이 세기 때문에 초콜릿과 함께 먹으면 좋아요. 특히 초콜릿 향, 아몬드 향이 나는 위스키와 같이 먹으면 잘 어울리죠."
염 이사에 따르면 요즘은 싱글 몰트 위스키가 유행입니다. "여러 증류소에서 만든 원액들을 섞어 다양한 맛을 내는 블렌디드 위스키와 달리 싱글 몰트 위스키는 한 증류소에서 만든 원액만으로 만들어요. 요즘은 기술이 발전해 여러 원액을 섞지 않고 일정한 맛의 위스키를 만들 수 있어 싱글 몰트 위스키가 인기죠."
위스키를 마실 때 술잔도 중요합니다. 염 이사는 글렌피딕을 글렌캐런이라는 술잔에 따랐습니다. "글렌캐런이라는 회사에서 만든 같은 이름의 위스키 잔은 향을 잘 맡을 수 있도록 입구를 좁게 만들었죠. 위스키는 소주나 맥주와 달리 다채로운 향이 나서 먼저 향을 맡는 것이 좋아요. 마시기 전에 향을 통해 어떤 맛이 날지 가늠해 볼 수도 있어요." 염 이사가 알려준 대로 잔을 천천히 흔들어 향기를 맡아보니 위스키의 알코올 향이 은은하게 퍼졌습니다.
위스키를 마시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아무것도 섞지 않고 술만 마시는 니트, 얼음을 조금 넣어서 알코올을 중화시키는 온더락, 위스키에 탄산수나 음료수를 섞는 하이볼 입니다.
정지우 키햐 부대표가 하이볼을 만들어줬습니다. 그는 호밀로 만드는 라이 위스키 제품 중 하나인 '템플턴 라이' 위스키에 탄산수를 섞은 뒤 감칠맛을 내기 위해 후추처럼 조미료 역할을 하는 알코올인 비터를 두 방울 넣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렌지 껍질을 넣어 하이볼을 만들었습니다. 마셔보니 쓴맛보다 달콤하고 상큼한 맛이 강해 템플턴 라이만 마실 때보다 맛있습니다.
정 부대표는 술 마시는 방법을 따로 찾아보다가 하이볼 제조법을 배웠습니다. "키햐 홈페이지에 올리는 상품 정보에 술을 맛있게 즐기는 방법을 게재하려고 라이 위스키에 대해 찾아보다가 하이볼 만드는 법을 배웠어요. 우리가 잘 알아야 이용자에게 추천할 수 있죠. 주류 수입사에서 알려주는 정보 외 양조장 홈페이지, 인터넷 등을 열심히 뒤져 각종 정보를 알아봐요."
이 업체는 주류 판매를 하지만 술 좋아하고 잘 마시는 사람만 뽑는 것은 아닙니다. 정 부대표는 항상 열정적이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문이 열려있다고 강조합니다. "술을 좋아하면 아주 재미있는 직장이죠. 그렇지만 술을 좋아하지 않아도 수평적 분위기와 성장을 원하는 사람에게 잘 맞는 곳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