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지출 증가는 도덕적 해이 탓? 고용정보원 "코로나 쇼크 때문"

입력
2023.07.3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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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보고서에서 "취약계층 소득보전에 기여"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고용 위기로 청년과 초단시간 근로자가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실업급여 수급자 및 지급액 증가는 취업 취약계층의 소득 보전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 산하 일자리정보기관인 한국고용연구원이 2021년 ‘실업급여 제도 개편과 구직급여 수급 현황 분석’ 보고서에서 내린 평가다. 실업급여가 코로나19 시기 ‘고용 쇼크’를 겪은 실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는 뜻이다. 실업급여 지출을 ‘세금 퍼주기’라 비판하며 제도 개선을 벼르는 정부ㆍ여당과는 사뭇 다른 시각이다.

정부는 2019년 실업급여 상한액을 기존 ‘퇴직 전 평균임금 50%’에서 ‘평균임금 60%’로 상향했다. 하한액은 기존 ‘최저임금 90%’에서 ‘최저임금 80%’로 하향했다. 실업자는 상한액과 하한액 중 높은 금액을 받는다. 정부ㆍ여당은 실업급여의 임금 보장성이 너무 높아 ‘재취업에 나서느니 실업급여를 받는’ 도덕적 해이가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2018년 131만 명 규모였던 실업급여 수급자는 2019년 144만 명에서 2020년 170만 명으로 껑충 뛰었다. 실업급여 총지급 규모도 2018년 6조4,303억 원에서 2019년 8조677억 원, 2020년 11조8,331억 원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국민의힘은 특히 문재인 정부에서 최저임금이 크게 오르며(5년 평균 7.2%) 실업급여 지급액이 눈덩이처럼 불었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한국고용정보원은 “실업급여 (총)지급액 증가의 주된 요인은 ‘1인당 지급액 인상’보다 ‘수급자 규모’가 크게 확대되며 나타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분석에 따르면 2020년 12월 기준 실업급여 총지급액 인상 요인 중 ‘1인당 지급액 인상' 요인으로 늘어난 지급액 증가는 전년 12월 대비 3.2%에 불과했고, ‘수급자 규모 확대’로 인한 지급액 증가는 55.4%에 달했다. 2020년 11월 기준으로는 ‘지급액 인상’ 1.1% ‘수급자 증가’ 53.1%로 나타났다.

최근 실업급여 지출 증가는 ‘세금 퍼주기’가 아닌 ‘코로나발(發) 실업자 구제’로 보는 편이 합당하다는 뜻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실업급여 수급자 증가는 제도 개편에 따른 사회안전망 강화로 수급 가능자가 늘어나고,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재취업을 하던 이직자가 실업상태에 머문 결과”라고 했다.

실업급여 신청자의 실업(이직) 사유도 마찬가지다. 2020년 1월에는 ‘계약 만료ㆍ공사 종료에 따른 실직’이 실업급여 신청 사유의 절반가량(49.9%)으로 가장 많았으나,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후에는 ‘회사 불황으로 인한 인원 감축 등에 따른 퇴사’가 47.6%(2월), 50.6%(3월), 57.6%(4월) 등으로 가장 컸다. 한국고용정보원은 "구직급여 신청은 코로나 확산에 따른 거리두기 강화의 영향을 받은 2020년 3, 4월과 9월에 급증했다"며 "코로나19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지며 경영상 필요 및 회사 불황으로 인원 감축이 이뤄지며 실업급여 신청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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