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폴란드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국과 폴란드가 배터리 등 첨단산업 분야 기존 협력에 더해 공공 인프라 재건 등을 통해 새로운 협력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무역‧투자,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고 우리 기업의 폴란드 시장 진출을 확대하는 데 뜻을 모았다. 한국과 폴란드 기관, 기업은 총 33건의 협력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현지시간) 두 나라 정상과 이창양 장관, 폴란드 측 발데마르 부다 경제개발기술부 장관이 참석해 배터리, 미래차, 항공 등 첨단산업, 로봇, 기계, 철도 등 제조업, 시험 인증 및 연구개발(R&D) 등 11건의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폴란드 대체연료협회와 협력을 강화하고 미래모빌리티, 전자·IT(정보기술) R&D 교류를 통해 기존 분야를 넘어 새로운 협력의 밑바탕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중요성이 커진 에너지 인프라와 관련해 13건의 MOU도 맺어졌다. 현대엔지니어링,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 국내 기업들은 폴란드 내 초소형 원자로(10㎿급 이하) 도입 개발 및 신규 원전 건설 협력을 통해 우크라이나 재건 거점 국가인 폴란드와 협력 토대를 마련했다. 또 탄소 저감 복합화력발전소 프로젝트 등 저탄소에너지, 탄소중립 등 친환경에너지 개발에서 두 나라가 함께 힘쓰기로 했다.
양국은 기존 제조업 중심을 넘어 금융·관광·인력교류 등에서 9건의 MOU를 체결해 협력 범위를 넓혔다. 국내 지방 국립거점대학(부산대, 경북대, 전남대)과 폴란드 바르샤바 공대, 아담 미츠키에비치대는 첨단분야 이공계 인재 교류를 약속했다. 산업부는 "미래를 함께할 동반자로서 확고한 위상을 세우는 새로운 모멘텀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산업부와 폴란드 경제개발기술부는 전날(13일) 양국 정상이 참석해 '무역투자 촉진 프레임워크(Trade and Investment Promotion Framework(TIPF)' MOU를 맺어 무역 투자 및 공급망 협력 확대에 합의했다. 이번 MOU를 토대로 무역, 투자, 산업, 공급망 협력 등 분야에서 기업 간 공동프로젝트를 개발하고 무역 장벽을 없애는 등 무역·투자 환경 개선 및 포괄적 산업협력 기반을 확충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번 폴란드와의 TIPF는 아랍에미리트(UAE), 도미니카공화국, 헝가리, 바레인에 이어 다섯 번째다. TIPF는 최근 글로벌 무역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공급망·디지털 등 새로운 통상 이슈가 등장함에 따라 올해 주요 통상 정책 중 하나가 됐다. 주로 전략적 협력 필요성이 큰 국가들을 대상으로 추진 중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양국 교역액은 지난해 사상 최대치인 약 9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차전지를 중심으로 우리나라는 폴란드의 핵심 투자국 중 하나로 떠올랐으며 현재 약 350개의 우리 기업이 나가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양국이 첨단산업을 비롯한 미래지향적 협력을 함께하는 최상의 파트너라는 공감대가 커졌다"며 "정부는 MOU가 사업 프로젝트로 구체화될 수 있게 적극 도울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