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란 언니가 가지고 있는 359경기 기록을 깨고, 2승을 더 올려 두 자릿수 승수를 쌓고 싶어요.”
13일 제주 제주시 더시에나 컨트리클럽에서 개막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에버콜라겐·더시에나 퀸즈크라운은 김해림에게는 아주 특별한 대회다. 이 대회는 KLPGA 투어 7승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1승 등 통산 8승을 거둔 김해림이 국내에서 치른 300번째 경기다.
김해림 이전에 300개 대회 이상 출전한 선수는 단 5명에 불과했다. KLPGA 투어 역대 개인 최다 출전 대회 기록은 지난해 은퇴한 홍란이 가지고 있는 359개 대회다. 김해림은 “300번째 출전이어서 너무 뜻깊은 대회”라면서 “홍란 언니의 359경기 출전 기록을 깨기 위해 앞으로 2년 정도는 더 열심히 뛰어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김해림은 300경기 출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로 2015년 경기 광주시 남촌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을 꼽았다. 당시 김해림은 마지막날 18번홀(파5)에서 파 퍼트가 홀을 돌아 나오면서 보기를 범했다. 전인지와 우승을 다투던 상황에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갈 수 있었지만 결국 전인지에게 우승을 내줬다.
이듬해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이 퍼트를 놓친 것이 두고두고 마음에 남았다고 한다. 김해림은 “당시에는 퍼트 미스로 인해 좌절감이 많이 들었다”면서 “그래도 그런 실수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까지 오지 않았나 싶다”고 돌아봤다.
꾸준함의 대명사인 김해림에게는 300경기 출전 못지않게 10년 넘게 이어진 기록이 있다. 다름 아닌 연속 시즌 상금 1억 원 획득이다.
2009년부터 정규 투어에 데뷔한 김해림은 2012년 BS금융그룹 부산은행-서울경제 여자오픈에서 2위에 오르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당시 생애 첫 상금 1억 원을 돌파했고 지난해까지 11년 연속 1억 원 이상 상금을 획득하고 있다. 올 시즌 7,938만 원(55위)의 상금을 챙긴 김해림은 이제 2,100만 원만 보태면 12년 연속 1억 원 상금 획득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많은 상금은 혼자 쓰지 않았다. 사랑의 열매를 통해 매년 기부를 하고 있다는 그는 지금까지 5억 원 넘게 기부를 했다.
“항상 긍정적인 마음으로 밝게 살다 보니 지금까지 계속 골프를 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한 김해림은 “올 시즌 상금 랭킹이 (시드를 유지할 수 있는) 60위 안에는 있지만 빨리 시드 안정권에 들어가 내 플레이를 마음껏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은퇴 전까지 한일 통산 10승을 채우는 것이 최종 목표라는 김해림은 “아직도 골프가 너무 재미있다”며 “시니어투어까지 뛰어보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