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비 피해 1시간 일찍 퇴근했는데, 갑자기 비 쏟아져 홀딱 젖었다.”
“비 오는 것 보니 오늘 강제 야근 각.”
11일 오후 서울 등 수도권에 시간당 70㎜가 넘는 비가 쏟아지면서 퇴근을 앞둔 직장인들이 대거 발이 묶였다. 일부 기업들은 호우에 대비해 조기퇴근 등을 권고했다.
이날 오후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직장인들이 퇴근길 우려를 쏟아냈다.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근무하는 한 직장인은 “강남역 주변 폐쇄회로(CC)TV를 보면서 침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며 “퇴근할 때쯤 되면 침수돼서 집에 못 가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또 다른 직장인은 “퇴근해야 하는데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비가 와 나갈 엄두가 안 난다”고 했다.
이날 서울과 수도권 등에 호우특보가 발효되면서 조기퇴근하는 직장인들도 있었다. 경기 분당의 한 IT기업 직장인은 “회사에서 비 피해서 안전하게 퇴근하라는 안내가 나와 소강상태를 틈타 퇴근에 성공했다”며 “하지만 퇴근길이 막히면서 도로에 갇혔다”고 전했다. 일찍 퇴근을 서두른 한 워킹맘은 “아이를 데리러 가야 해 빨리 나왔는데 지하철에 사람이 꽉 막혔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퇴근길 교통대란도 이미 시작됐다. 이날 오후 4시쯤 집중호우로 운행이 중단됐던 서울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금천구청역 구간은 운행이 재개됐다.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과 신촌역, 잠실역 등 주요 역사들은 열차를 이용하려는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도로 곳곳이 침수되면서 차량 정체도 길어지고 있다. 서울시 교통정보센터 등에 따르면 오후 4시 45분 현재 노들로에서 올림픽대교 하남방향 진입 연결로가 물고임으로 전면 통제됐다. 동부간선도로 의정부 방향 성수 분기점(JC)에서 성동JC 구간과 올림픽대로 하남 방향 여의상류에서 한강대교 남단 구간 일부에도 물이 고여 차량 정체가 심각하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일 강수량은 서울(서초) 112.0㎜, 경기 광주 108.0㎜, 하남 105.5㎜ 등을 기록했다. 서울 전역에는 오후 2시 20분에 호우주의보가 발령됐다. 서남권(강서·관악·양천·구로·동작·영등포·금천)은 오후 3시 호우경보로 확대됐다. 구로구와 동작구 일부 지역에는 극한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