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수공급 위기와 한강 상류 다목적댐 건설

입력
2023.07.0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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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국가 전략산업인 반도체 사업을 위해 경기 용인시에 300조 원을 투자하여 세계 최대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려고 한다. 문제는 용수 공급인 것 같다. 일일 65만 톤의 산업용수가 필요하다는데 환경부가 "팔당댐 취수는 어렵다"라는 견해를 밝혔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도 용인시 원삼면에 반도체 산업단지를 착공하면 용수 공급이 안 되는 팔당댐 대신 한강 여주보에서 용수를 끌어오기로 했으나, 지자체 협의 과정에서 몇 년간 지체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주무부서인 환경부는 그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답답하다. 환경부는 한계에 이른 용수 공급 능력 확충에 나서지 않고 생산단가가 턱없이 비싼 해수담수화 장치 건설이나, 기업의 하수 재활용 권장 등 미시적 방법의 정책 추진에 주력했다. 삼성 클러스터 단지 조성이나 SK하이닉스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에서 문제가 되었듯이 용수 확보를 더는 이런 방식에 내맡길 수는 없다.

방법은 장마철 팔당댐에서 쓸데없이 버려지는 엄청난 양의 무효방류수를 줄이고 갈수기 한강의 용수 공급을 늘리기 위해 시급히 상류에 다목적댐 건설을 추진하는 것이다. 관련 자료에 의하면 강원 홍천군에는 길이 384m, 높이 83m, 저수용량 13억7,800만 톤의 홍천댐, 그리고 영월군에는 길이 318m, 높이 98m, 저수용량 6억5,400만 톤의 영월댐 건설 적지가 있다. 두 곳 합쳐 저수용량 20억 톤이 넘는 다목적댐이 한강 상류에 건설된다면 용수난 해결에 획기적 전기가 마련될 것이다.

다목적댐 건설은 홍수 예방과 갈수기 한강 수질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홍천댐과 영월댐은 댐 높이가 매우 높아 낙차를 이용한 청정 전력에너지 생산과 탄소 절감 정책에도 도움이 되며 대형 댐 건설로 인한 경기 부양에도 큰 도움이 예상된다. 댐 건설로 그 지역에 멋진 환경이 조성되면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다만 대형 댐을 건설하게 되면 지역주민의 반대와 환경 파괴라고 주장하는 시민, 환경단체의 반발이 심할 것이다. 그러나 좁은 국토에 많은 사람이 모여 사는 인구밀도 세계 3위의 우리나라 현실에서 어느 것 하나 일부의 반대나 반발 없이 쉽게 국책사업을 추진할 방법은 없다. 오히려 국책사업마다 극렬하게 반대하는 시민, 환경단체들은 과거 정부에서 쓸데없이 보조금을 확대하여 양성한 측면도 있으므로 현 정부 기조대로 관련 보조금을 정비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대통령실은 최근 3년간 정부 보조금을 받은 1만2,000여 개 민간단체에서 314억 원 규모, 1,865건의 부정·비리를 확인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도 "민간단체 보조금이 지난 정부에서 2조 원 가까이 늘어났다"며 낭비되는 보조금을 매년 5,000억 원 이상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매년 감축되는 보조금을 다목적댐 건설 비용으로 돌린다면 여러모로 국가에 도움이 될 것이다.


박승원 자유기고가(댐건설 시민운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