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사실상 독점 생산 중인 반도체 원료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을 통제하기로 했다.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통제가 지속되는 데 따른 '맞불' 조치란 해석이 나온다.
3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다음 달 1일부터 반도체 핵심 원료인 갈륨과 게르마늄을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한다고 밝혔다. 이 금속을 반출하려면 상무부 허가를 받도록 했고, 필요한 경우 수출 허가 검토 절차가 국무원(중국 내각)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상무부는 밝혔다. 상무부는 이번 조치에 대해 "국가 안보와 중국의 국가 이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갈륨과 게르마늄은 태양광 패널부터 컴퓨터 칩, 야간 투시경, 레이저 등 다양한 전자 기기에 사용되는 금속이다. 중국은 두 금속을 포함한 20개 원자재의 주요 생산국이다. AFP통신이 인용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2020년 통계를 보면, 중국은 전 세계 갈륨 생산의 80%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독점 생산국인 셈이다.
중국의 이 같은 조치는 미국이 반도체 생산 장비 수출 통제로 대중 압박을 거듭하는 데 대한 맞대응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반도체 등 첨단기술의 대중 수출 규제를 도입하고 있다.
향후 반도체 업계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미국 주요광물협회(Critical Mineral Institute)의 알라스테어 닐 이사는 "고성능 칩과 관련해 반도체 산업에 즉각적인 파급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WSJ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