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로 안락사 될 뻔했지만 '세계에서 가장 못생긴 개'로 견생역전

입력
2023.06.27 17:30
차이니즈 크레스티드 종 7세 '스쿠터' 우승
"장애 있지만 작은 히터처럼 행복 발산"


혀는 입에서 축 늘어져 있고, 머리에는 헝클어진 하얀 털만이 듬성듬성 남아 있다. 뒷다리는 선천적으로 뒤로 꺾여 있어 반려견 전용 휠체어를 타야 하지만 눈빛만은 초롱초롱하다.

26일 미 일간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주 페탈루마에서 열린 '2023 세계에서 가장 못생긴 개'(The the World’s Ugliest Dog contest) 대회에서 차이니즈 크레스티드종 '스쿠터'(7세)가 우승했다. 스쿠터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상금 1,500달러(약 195만 원)과 트로피를 받았다.

한 심사위원은 미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스쿠터는 다름에 대한 열망과 사랑을 느끼게 하고, 작은 히터처럼 행복을 발산한다"며 "작은 입에서 늘어져 있는 혀를 생각하면 미소 짓지 않을 수 없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대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스쿠터는 선천적 뒷다리 장애로 보호소에 넘겨져 안락사를 당할 위기에 놓였지만 동물단체 자원봉사자의 도움으로 미 애리조나주 투손에 사는 현재의 보호자에게 입양될 수 있었다.


스쿠터의 보호자 린다 엘름퀴스트는 "신체적 결함에도 스쿠터는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리에게 진정한 회복력과 결단력을 보여줬다"며 "전 세계 수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줬다"고 전했다.

1970년대부터 페탈루마에서 해마다 열리는 이 대회는 외모나 품종에 상관없이 모든 개는 아름답고, 누군가의 특별한 반려견이 될 수 있음을 전하고 유기견 입양을 장려하기 위해 시작됐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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