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공자' 고아라, 늘 연기에 목마른 배우 [HI★인터뷰]

입력
2023.06.22 16:27
고아라, 영화 '귀공자' 라운드 인터뷰
박훈정 감독이 고아라에게 원했던 모습은?
7년 만 스크린 복귀하는 소감

배우 고아라가 긴 공백기를 깨고 다시 관객들을 만난다. 배우로서 고민이 깊었던 만큼 더욱 연기에 대한 갈망도 깊어졌다.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고아라는 본지와 만나 영화 '귀공자'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귀공자'는 필리핀 불법 경기장을 전전하는 복싱 선수 마르코 앞에 정체불명의 남자 '귀공자'를 비롯한 각기 다른 목적을 지닌 세력들이 나타나 광기의 추격을 펼치는 이야기다. 극중 고아라는 필리핀에서 만난 마르코와 우연히 한국에서 재회하게 되는 윤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날 미소와 함께 등장한 고아라는 "오랜만에 작품을 하게 돼 기쁘다. 특히 박훈정 감독님의 작품으로 복귀를 하게 됐다. 반전 매력 때문에 절 찾아주신 것 같다. 기회를 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 감독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작품이 뭔지도 몰랐는데 달려갔다. 보고 싶어서 불렀다더라. 그 다음에 대본을 받았다"고 돌아봤다.

고아라가 박훈정 감독을 만난 시기는 드라마 종영 후 1년이 지난 때였다. 당시 고아라는 배우로서의 방향성 등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귀공자' 개봉 전까지 고아라는 필모그래피 중 긴 공백기를 갖는 중이었다. 지난 2016년 개봉한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이후 약 7년 만에 스크린 복귀를 하게 됐다. 또 지난 2020년 방송된 KBS2 '도도솔솔라라솔' 이후 잠시 안방극장을 떠났다.

이를 두고 "(쉰 지) 많이 오래됐다. 중학생 때부터 연기를 했다. 아직까지 못한 장르도 많고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다. 작품을 선정하고 배우 선정에 있어서 생각이 많았다. 원치 않게 시간이 길어졌다. 다양한 모습으로 인사드리고 싶었다. 데뷔 초 흰 도화지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과 같은 선상이다. 아직 많이 못 해본 게 많다. 고민을 하던 중 '귀공자' 러브콜을 받았다. 지금도 그런 고민이 있지만 재밌고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리고 싶다"고 토로했다.

고아라에 따르면 윤주는 엘리트의 면모로 스승을 만나 킬러를 하게 된다. 작품에 나오지 않지만 고아라는 박훈정 감독과 다양한 이야기를 거치면서 지금의 윤주를 완성했단다. "'귀공자' 대본을 받았을 때 그 느낌 그대로 반전이 있는 인물이에요. 박훈정 감독님이 또 다른 저의 모습을 알아봐주신 것 같았죠. 어떤 모습이냐면 제가 박훈정 감독님의 작품에 나올 것 같지 않은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준비 과정은 어땠을까. 고아라는 작업에 대한 큰 만족도를 표했다. 당시를 두고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고 말하며 "감독님에게 정말 질문을 많이 했다. 윤주라는 인물이 갖고 있는 전사, 배경 하나하나 감독님에게 물어봤다. 박훈정 감독님 작품을 다 봤다. 특유의 톤, 영상미가 그려지면서 대본을 처음 읽을 때부터 그림이 그려졌다"고 돌아봤다.

박훈정 감독은 고아라에게 '반전 매력'을 원했고 고아라는 다양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어떤 모습이라도 소화해냈다. 이 가운데 작품 속 적은 분량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을까. 이를 묻자 고아라는 "한 신이 나와도 (현장에) 달려간다. 지나가는 역할도 좋다. 분량과 상관없이 멋있는 장면에 제가 나와서 대단했다. 현장에서도 즐거웠다. 다만 무기들이 많아서 몸 액션을 할 기회는 없었다. 기회가 된다면 몸을 사용할 수 있는 액션을 하고 싶다. 실탄 사격 연습부터 총기 액션까지 했다. 액션과 가까워진 계기가 됐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고아라는 '귀공자'를 거치면서 액션에 대한 니즈를 톡톡히 드러냈다. "제가 겁이 많은 스타일은 아니에요. 할 수만 있다면 올인하고 싶어요. 영화 '페이스 메이커'에서도 선수 역할을 했었는데 와이어를 써도 됐지만 직접 혼자 해보겠다고 했습니다. 최대한 배역에 가까워지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이었거든요. 저는 다 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어요."

'귀공자' 현장 분위기에 대해선 "소통이 잘 되는 팀이다. 저는 현장에 재밌게 있는 편이다. 이번 팀은 수다도 많이 떨었다. 대부분 또래다. 좋은 감독, 좋은 스태프들과 있었기 때문에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 극중 김선호 선배님과는 전화 통화만 한다. 반갑다. 영화에서 뵙게 됐다. 항상 혼자 일을 하는 인물이다. 현장에서 멀찍이 보고만 있었다. (나중에) 강우 선배님, 선호 오빠와 더 많이 호흡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고아라가 작품에 임하는 태도는 초심과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현장에서 심부름부터 준비까지 임한다는 고아라는 "제가 너무 먼저 가서 힘들 수도 있지만 항상 일찍 가려고 한다. '페이스메이커' 땐 촬영 2시간 전에 간 적도 있다"고 회상했다.

그간 청순하거나 밝고 발랄한 이미지로 대중에게 익숙한 고아라에게 '귀공자'는 새로운 이미지를 부여했다. "배우는 배역에 맞춰 많이 달라졌어요. 외모에 국한된다거나 변화에 대한 두려움은 없습니다. 매번 인물에 맞게 이미지를 표현하고자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재밌는 작품의 인물이라면 어떤 역할이든 다양하게 분량 상관없이 해보고 싶습니다."

한편 '귀공자'는 지난 21일 개봉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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