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여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젊을수록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준구ㆍ허지혜ㆍ노은 한림대성심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와 한경도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한국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결과다.
잔여 콜레스테롤은 초저밀도 지단백(VLDL) 또는 중저밀도 지단백(IDL) 내의 콜레스테롤을 뜻한다.
잔여 콜레스테롤 측정은 총콜레스테롤 수치에서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과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제외해 계산하는 방식이 쓰인다.
여러 연구를 통해 잔여 콜레스테롤이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위험 요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잔여 콜레스테롤과 포도당 대사 사이의 상관관계는 불분명했다.
이에 연구팀은 2009년 건강검진을 시행한 당뇨병이 없는 성인 850만 명을 대상으로 2019년까지 추적 관찰해 2009년 검진 당시 측정한 잔여 콜레스테롤 수치에 따라 당뇨병 발생에 차이가 있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잔여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30㎎/dL 이상)과 수치가 낮은 사람(14㎎/dL 이하)의 9년 뒤 당뇨병 발생은 1000인년(person-years, 1인년은 1인 1년간의 관찰 단위)당 각각 13.3건과 3.1건으로 3.3배 차이가 났다.
나이·성별·체질량지수(BMI)·흡연·음주·고혈압·만성콩팥병·이상지질혈증에 대한 치료력과 공복 혈당을 보정한 뒤에도 30㎎/dL 이상군이 14㎎/dL 이하군에 비해 2배가량 높았다.
특히 젊은 연령대에서 높은 잔여 콜레스테롤 농도로 인한 당뇨병 발생 위험도의 증가 규모가 높게 나타났다.
저잔여콜레스테롤군 대비 고잔여콜레스테롤군의 연령별 당뇨병 발생 위험도는 여러 위험 인자를 보정한 이후 70세 이상에서 1.20배, 60~69세 1.51배, 50~56세 1.90배, 40~49세 2.47배, 30~39세 3.07배, 20~29세 3.06배 등으로 젊은 사람일수록 당뇨병 발병에 잔여 콜레스테롤 영향이 컸다.
또한 높은 잔여 콜레스테롤 농도로 인한 당뇨병 발생 위험도 증가는 △여성과 같이 전통적으로 당뇨병 발생 위험이 적은 사람 △공복혈당장애 같은 대사 이상이 없는 사람 △고혈압이 없는 사람 △고중성지방혈증 또는 저HDL 콜레스테롤혈증 등 죽상(粥狀)경화성 이상지질혈증이 없는 사람에서 더욱 뚜렷했다.
강준구 교수는 “당뇨병 발생에서 지질 독성이 병인으로써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며 “잔여 콜레스테롤이 혈관세포뿐만 아니라 인슐린 분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췌장 베타세포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음 확인했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Diabetes Care(Impact Factor 17.152)’ 최근 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