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오염수, 내각이 정중히 설명하라"...방류 반대 어민 달래기

입력
2023.06.20 16:04
기시다, 니시무라 경산성 장관에
"정중한 설명, 의사소통 계속하라"
어민 반대 의견에도 방류 방침 고수
후쿠시마 현민 67% "설명 불충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일본명 '처리수') 방류와 관련해 20일 "어민을 비롯한 관계자들에게 정중한 설명을 계속하라"고 내각에 지시했다. 올여름으로 예정된 방류 시기가 다가오면서 어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잇따른 데 따른 것이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장관은 각의(국무회의에 해당) 후 기자들에게 "기시다 총리가 '정중한 설명과 의사소통, 의견교환을 계속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니시무라 장관은 일본 어민들의 반대 여론을 각의에 보고했다.

지난 10일 니시무라 장관을 만난 후쿠시마현과 인근 미야기현, 이바라키현 등 3개 현 어업협동조합 간부들은 오염수 방류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 19일엔 홋카이도 어업협동조합 간부들이 도쿄 경제산업성을 방문해 반대 입장문을 전달했다. 같은 날 무라이 요시히로 미야기현 지사도 니시무라 장관을 만나 "해양 방류 이외의 다른 처리 방법도 계속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니시무라 장관은 "오염수 방류는 후쿠시마 제1원전 폐로를 진행하기 위해 피할 수 없는 과제"라며 방류 방침을 굽히지 않았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성의를 보이고 있지만 어민들은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후쿠시마 지역 언론이 지난 17일 현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염수 방류에 대한 정부와 도쿄전력의 설명이 충분하다"는 답변은 15.8%에 불과했다. 또 방류가 시작되면 후쿠시마현과 인근 지역 수산물 등을 기피하는 '소문 피해'(입소문 때문에 입는 피해)가 확산될 것이라는 응답은 87.8%에 달했다.

일본 정부는 이달 중 나올 것으로 보이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보고서에서 "문제없다"는 결론이 나오면 이를 근거로 올해 여름에 오염수 방류를 강행할 방침이다. 도쿄전력은 1,030m 길이의 해저터널 굴착을 완료한 뒤 지난 12일부터 시운전을 하고 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