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르는 불면증 환자 80만 명… 수면장애, 당뇨병 위험 높여

입력
2023.06.16 22:00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수면장애로 지난해 병원을 찾은 사람이 80만 명을 넘어섰다. 2021년(68만 명)보다 1년 만에 20%가량(12만 명) 가까이 늘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수면장애 환자가 크게 늘면서 수면장애 확인을 위한 수면 다원 검사와 양압기 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건강보험에 적용되는 수면 다원 검사로는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 뇌혈관 장애 진단 후 치료를 받고 있는 불면증 환자도 포함된다. 이는 불면증의 주요 증상인 잦은 뒤척임ㆍ잦은 각성 등이 건강보험 기준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수면장애는 환자가 333만 명(2020년 기준)으로 국민 질환이 된 당뇨병(당뇨병 전 단계인 공복혈당장애는 수백만 명이나 된다)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수면 질이 떨어지거나 잠을 너무 잔 다음 날에는 혈당이 높아진다. 당뇨병 환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수면 질이 떨어진 다음날 혈당이 올라갈 수 있다.

특히 수면무호흡증 같은 수면장애는 수면 중 산소포화도를 떨어뜨리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를 증가시킨다. 이 때문에 간에서 포도당이 많이 생성되고, 혈당이 올라가 당뇨병과 증 합병증 위험을 높이게 된다.

한진규 서울수면센터 원장은 “당뇨병 환자가 불면증을 앓으면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할 때가 많다”며 “코골이 소음이 없더라도 수면 중 호흡이 불편하면 혈액 내 산소포화도가 줄고, 교감신경이 흥분돼 뇌파 각성으로 인한 불면증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미국국립보건원(NIHh)의 불면증과 다른 수면장애 합병증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불면증과 수면무호흡증의 동시 발생률은 84%이며, 수면호흡장애 치료 시 불면증도 없어질 때가 많았다.

수면장애를 치료하면 당뇨병 발생 및 중증 합병증 위험이 현저히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규 원장은 “불면증은 원인 별로 치료를 달리해야 한다”며 “기본적으로 수면장애의 치료는 질환에 따라 수술적 처치와 양압기 치료, 심리 치료, 빛 치료 등 환자 개개인에게 알맞은 다양한 방법이 존재하지만, 불면증이라면 심리적인 것인지 아닌지를 감별해야 하고, 수면 다원 검사를 병행해 불면증의 정확히 진단해 약물 치료, 심리 치료, 행동 치료 등을 병행할 수 있다”고 했다.

불면증은 3주 이상 되면 굳어지고 1개월 이상 지속하면 만성화되기에 정상적인 생활 리듬에 악영향을 끼쳐 개인ㆍ사회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수면 부족은 인지 기능에 영향을 미쳐 판단력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우울감이나 절망감을 촉진하는 등 감정 조절 기능도 손상할 수 있기에 수면장애로 정신 질환이 발생할 수 있기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