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긴급 최고위' 野 '대규모 장외집회'...여론전 나선 여야 지도부

입력
2023.06.03 19:00
與, 내일(4일) 긴급 최고위 개최...'선관위 채용 의혹' 정조준 
野, '日 오염수 방류' 장외 집회..."尹 대통령, 일본에 항의하라"

국민의힘 지도부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직원 자녀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직접 여론전에 나선다. 선관위가 감사원 감사를 거부하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규탄대회에 참석하는 등 대여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與, 이례적 '일요일 최고위' 개최..."선관위, 감사원 감사 거부 배짱" 비판

국민의힘은 3일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내일(4일) 오전 10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2차례 개최되는 국민의힘 최고위가 일요일에 열리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김기현 대표 측은 "선관위 관련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선관위가 전날 감사원의 직무감찰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최종 방침을 결정한 데 대해 강하게 규탄하면서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 필요성을 거듭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선관위의 감사원 감사 거부를 '꼼수'로 보고, 노태악 선관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공직을 사유물로 삼아 직위세습, 지역세습을 일삼고 심지어 고속 특혜 승진 의혹까지 제기되는 마당에 감사원 감사조차 받지 못하겠다고 배짱을 내밀 여지가 있는가"라며 "죄지은 범인이 자신이 조사, 수사를 받는 방법을 물건 쇼핑하듯이 골라잡을 선택권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노 위원장은 더 이상 기관장 자리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尹 대통령 향해 "日, 주권 침해 항의하라"

민주당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시도를 고리로 대여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후 부산 서면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영남권 규탄대회'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대한민국의 영토를, 바다를 더럽히는 오염수 방출, 절대 안 된다고 천명하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일본이 돈이 아까워서 핵 오염수를 앞 바다에 버리려고 하면 당연히 '대한민국의 영토, 대한민국의 청정 바다를 오염시키는 것은 대한민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결코 허용할 수 없다'고 말해야 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권력을 위임받은, 국민의 대리인인 대통령은 국민을 존중하고 생명을 지키고 민생을 지켜야 한다"며 "경제를 망치는 일본에 대해선 강력하게 항의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박찬대 최고위원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라며 "윤석열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걱정하지 않고 일본 정부만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경찰 추산 3,000여명의 시민이 운집했다. 이 대표는 이날 규탄대회에 앞서 부산 자갈치 시장을 찾아 민심을 청취하고 어업인·소상공인과 대책 마련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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