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자 튀르키예 리라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달러화 대비 리라화 환율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된 다음 날인 29일 오후(현지시간) 종가 기준으로 20.10리라를 기록했다. 전날 대비 0.6%, 올해 초보다는 7%가량 오른 수치다. 달러 대비 리라화 환율이 상승했다는 것은 리라화의 가치가 달러화 대비 하락했다는 의미다.
지난 10년간 90%가량 하락해 온 리라화 가치는 이날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2018년 상반기만 해도 달러당 5리라 아래에 머물던 달러화 대비 리라화 환율은 2021년 달러당 10리라를 돌파하고서 꾸준한 상승세(리라화 가치 하락)를 이어 왔다.
이는 튀르키예가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 문제의 새로운 신호라고 영국 가디언은 분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올해 달러 대비 리라화 가치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하락해 26~28리라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경제 성장을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면서 자국 통화가치의 지속적인 하락을 유발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80%가 넘는 물가 상승률에도 저금리로 대응하는 식이었다.
반면 증시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선 확정 소식에 비교적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튀르키예 증시의 기준이 되는 벤치마크 지수는 이날 전날 대비 4.4% 상승했고, 은행 하위 지수도 3.1% 올랐다. 튀르키예 증시 전문가인 툰카이 튀르수크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경제에 집중하겠다는 정책 의지를 드러냈고 국제적으로 존중을 받는 재정 관리를 하겠다고 강조한 점은 기존 시장 정책이 변화할 거라는 기대감을 불렀고 오늘의 주식 매수세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