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직언론인협의회장 지낸 최일남 전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별세

입력
2023.05.2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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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직 기자 출신으로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을 지낸 최일남 작가가 28일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대한민국예술원이 전했다. 향년 91세.

고인은 1932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났다. 1957년 서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대학원 국문과에 진학해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학부 재학 중이던 1953년 잡지 ‘문예’에 단편소설 ‘쑥 이야기'를 발표했고, 1956년 ‘현대문학’에 단편소설 '파양'이 추천되며 등단했다. 하지만 직업 작가가 되는 대신 언론계에 투신해 민국일보와 경향신문, 동아일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동아일보 편집부국장과 문화부장을 겸하던 1980년 신군부의 언론탄압으로 해직당했고 1984년 동아일보 논설위원으로 복직했다. 이후 한겨레신문으로 이직해 논설고문을 지냈고 해직언론인협의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

작가로도 왕성하게 활동했다. 1975년 단편집 '서울사람들'을 시작으로 '거룩한 응달'(1982), '덧없어라 그 들녘'(1996) 등 장편소설과 에세이 '상황과 희망'(1986) 등 사회비판적 메시지를 담은 다수의 작품을 남겼다. 고인은 여든을 훌쩍 넘긴 2017년에도 소설집 '국화 밑에서'를 출간한 일생 언론인이자 작가였다. 한국일보문학상, 이상문학상, 인촌문화상, 장지연 언론상, 김동리 문학상,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2002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 됐고 2008~2010년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으로 활동했다.

빈소는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3호실, 발인은 30일 오전 9시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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