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피칭 마친 류현진 "마운드 그리웠다"

입력
2023.05.2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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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류현진(36)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뒤 사령탑과 동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처음으로 불펜 피칭을 했다.

류현진은 24일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 필드 외야 쪽 불펜에서 포수 미트를 향해 공을 던졌다. 존 슈나이더 감독 등 토론토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은 류현진의 뒤에서 불펜 투구를 지켜봤다.

투구를 마친 류현진은 토론토스타 등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재활하는 동안)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순간이 가장 그리웠다"고 털어놨다. 동료들과 함께 투구한 것에 대해선 "지금까지 경험한 것 중 가장 즐거웠다"며 웃은 뒤 "동료들과 만나 기분이 정말 좋았다. 활력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토론토스타는 "류현진이 불펜피칭에서 예리한 체인지업과 커브를 던졌다"며 "커터는 아직 던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건 최근에 팔꿈치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후반기 복귀를 위해 순조롭게 재활 중"이라고 덧붙였다.

수술 받기 전보다 날렵해진 몸도 눈길을 끌었다. 완벽한 복귀를 위한 류현진의 의지가 반영된 변화다. 그는 "외모적으로도 큰 변화를 느끼게 하고 싶었다"며 "올해 후반기(7월 중순)에는 팀에 복귀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지난해 30대 중후반의 류현진이 팔꿈치 수술을 받자, 현지에서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왔다. 일부 매체는 "류현진이 돌아온다고 해도 예전 자리를 되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류현진은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재활에 매진했다. 그 결과, 순조롭게 재활 과정을 밟으면서 빅리그 마운드 복귀를 향한 청신호를 켰다. 류현진은 2015년에도 선수 생명을 걸고 어깨 수술을 한 뒤 재기에 성공해 2019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올랐다.

2019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4년 8,000만 달러의 거액에 토론토 유니폼을 입은 류현진은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계약이 끝난다. 코로나19 여파로 단축 시즌을 치른 2020년에는 12경기에 선발 등판해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로 제 몫을 다했다. 2021년엔 평균자책점(4.37)이 높았지만 169이닝을 던지며 14승(10패)을 수확했다. 하지만 지난해 6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5.67로 고전하다가 수술대에 올랐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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