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5일 우주로 날아올라 위성을 궤도에 올려놓는 임무를 마무리했다. 이번 발사는 1, 2차 실험 발사를 거친 누리호가 '진짜 손님'인 실용위성을 싣고 발사에 성공한 첫 사례로, 향후 누리호가 '상업 로켓'으로 활약하기 초석을 놓았다는 의미가 크다.
이날 오후 6시 24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누리호는 오후 6시 37분쯤 고도 550㎞에 도달,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소형위성2호(NEXTSAT-2) 분리를 시작으로 탑재된 위성들을 분리했다. 약 18분 간의 비행이 종료된 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브리핑을 열고 "누리호의 3차 발사가 국민의 관심과 성원 속에 성공적으로 완료됐음을 보고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 장관은 "차세대소형위성2호와 큐브위성 6기는 정상 분리된 것으로 확인했으나, 큐브위성 중 하나인 도요샛 1기 사출 성공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누리호 발사는 전날 발사대 헬륨탱크 장치의 통신 이상으로 한 차례 연기됐으나, 이날은 발사 직전까지 준비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됐다. 연구진은 밤샘 점검 작업을 거쳐 새벽 5시쯤 문제가 발생한 제어 프로그램 점검을 6차례 진행했고, 점검 결과에 따라 오전 11시 열린 발사관리위원회에서 발사를 확정했다.
오후 6시 24분 예정된 시각에 발사대를 떠난 누리호는 약 2분 뒤인 오후 6시 26분쯤 1단 로켓 분리에 성공했고, 오후 6시 37분쯤 3단 엔진을 정지하고 550㎞ 목표궤도에 도달했다. 이어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소가 개발한 차세대소형위성2호가 분리됐고, 함께 실린 큐브위성들도 차례로 누리호를 떠났다. 누리호의 가장 중요한 '손님'인 차세대소형위성2호는 이날 오후 7시 7분쯤 남극세종과학기지에 비콘 신호(위성에서 주기적으로 지상에 보내는 고유 신호)를 보내왔다. 큐브위성 2기도 비콘신호를 보냈다. 이는 위성이 발사체와 분리돼 미리 계산된 계도에 안착됐음을 의미한다.
이번 3차 발사 성공은 두 가지 차원에서 누리호가 진일보했음을 의미한다. 먼저 2차 발사 때 성능검증 위성이 실렸던 것과 달리, 실제 우주에서 임무를 수행할 실용위성을 태웠다. 또 향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기술을 이전 받을 민간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 과정에 참여했다. 정부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7년까지 세 차례 더 누리호를 발사할 예정이다. 정부가 아닌 민간기업이 우주기술 개발을 이끄는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의 서막이 열린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