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3차 발사 연기에 아쉬운 탄식..."액땜한 셈 치자"

입력
2023.05.24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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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들 운집한 우주발사전망대
발사 취소 소식에 곳곳에서 탄식

“첫술에 배부를 수 없잖아요. 2차 발사 때도 그러더니 마음 졸이게 하네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3차 발사 연기 소식이 알려진 24일 오후 4시 전남 고흥군 영남면 우주발사전망대. 발사 장면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관람객 500여 명의 표정에는 진한 아쉬움이 배어 나왔다. 발사 연기가 확정됐지만, 차마 발걸음 옮기지 못한 관람객들은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전망대 한편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의 실시간 상황 표시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누리호 발사 연기가 공식화된 직후 만난 박기철(66)씨는 “이른 아침부터 일부러 시간을 내 가족들과 함께 찾아왔는데 발사 장면도 못 보고 오자마자 돌아가게 생겼다”며 허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 화성에 사는 박씨는 평일이지만 가족들과 특별한 장면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한걸음에 내달려 고흥까지 왔다.

발사가 25일로 하루 연기될 수 있다는 소식에 급히 숙박업소를 수소문하는 관람객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경기 평택시에서 온 이주인(49)씨는 "‘명당’을 잡기 위해 이른 새벽 출발해 오전 8시에 도착했다”며 “이미 오늘 연차를 내고 왔는데 여름휴가까지 내서 아예 고흥 여행 일정을 잡게 생겼다”고 말했다.

아쉬움을 표한 관람객들은 3차 발사 성공을 기원했다. 경남 김해에서 온 이정혁(62)씨는 “우리 손으로 자동차를 만든 지 엊그제 같은데 이제 손수 우리 기술로 우주를 웅비하는 발사체를 만들어내는 것 자체가 의미 있고 대단한 일”이라며 “이번에 액땜을 한 만큼 다음번엔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고흥= 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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