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7일 대구퀴어문화축제를 앞두고 도심 상인들이 경찰에 축제 관계자들을 고발하면서 올해도 찬반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상인들은 "도심 행사로 인근 상인들이 피해를 입는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축제 관계자들은 "성소수자들의 퀴어축제를 불법으로 낙인찍고 혐오차별을 조장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24일 대구 동성로상점가상인회 등에 따르면 상인회는 지난 22일 퀴어문화축제 관계자 6명을 국유재산법,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대구 중부경찰서에 고발했다. 퀴어축제 관계자들이 매년 행사 중 도로를 무단으로 점용하면서 상인들이 막심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다. 이준호 동성로상점가상인회장은 "축제 중 도로가 통제 또는 점유되면서 월 임대료 400만 원에 이르는 상가에 손님이 끊긴다"며 "몇몇 상인들은 민사소송까지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퀴어문화축제 반대 단체도 조직위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김성미 대구경북다음세대지키기학부모연합 대표는 "청소년이 많은 거리에서 퀴어문화축제를 하면 교육에 악영향을 끼친다"라며 "조직위의 움직임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축제조직위는 다음달 행사를 앞두고 개인 후원으로 자금을 모으는 크라우딩 펀딩으로 티셔츠를 제작해 배송하는 등 행사준비에 한창이다. 서창호 조직위 인권팀장은 "대구경북의 대표적인 인권축제인 대구퀴어문화축제는 그동안 안전하고 평화롭게 열렸다"며 "동성로 일대 수많은 행사 중에서 퀴어문화축제만 고발하는 것은 퀴어문화축제를 불법으로 낙인찍고 혐오차별을 조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구는 퀴어축제조직위에 도로를 무단으로 점용한 데 대한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이 행정력의 최선으로 보고 있다. 중구 관계자는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한 번도 도로점용을 신청하지 않았다"라며 "판매시설 등에 대한 집행에 나서기 위해서는 행위가 지속적인 점 등 요건이 맞지 않아 과태료만 부과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지난 2009년 처음 열린 대구퀴어문화축제는 올해로 15회를 맞는다. 지난해 10월1일 14회 축제 때도 반대단체가 맞불집회를 해 동성로 일대가 동성애 찬반 각축장이 됐다. 축제조직위는 25일 오전 11시 중구 동성로3가 중앙파출소 삼거리에서 15회 대구퀴어문화축제 일정 등에 관한 기자회견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