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 의료진이 서울아산병원으로부터 전수받은 수술 기술로 자국 내 성인 생체 간이식 수술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23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코스타리카 사회보장청 산하 칼데론 과르디아 병원 간이식팀은 지난달 11일 ‘변형 우엽 간이식’으로 60세 여성 간경화 환자 자네트 로리오에게 32세 딸 비앙카 오비에도의 간을 이식했다. 수술은 18시간 동안 진행됐는데 무사히 끝났고 환자는 안정적으로 회복해 8일 만에 건강하게 퇴원했다.
약 30년 전 말기 간 질환 환자를 살리기 위해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가 개발한 간이식술이 지구 반대편에서도 처음 열매를 맺은 셈이다.
변형 우엽 간이식은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가 생체 간이식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1991년 고안해낸 것이다. 이식되는 우엽 간에 새 중간 정맥을 만들어 우엽 간 모든 구역에 피가 잘 배출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550여 병상을 가진 칼데론 과르디아 병원은 생체 간이식에 도전하기 위해 서울아산병원에 도움을 요청했고 지난 2019년 의료진 24명이 다섯 차례에 걸쳐 서울에 와 간이식 연수를 받았다.
이후 의료진은 자국으로 돌아가 생체 간이식 수술을 실현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했고 마침내 첫 성인 생체 간이식에 성공했다.
수술을 집도한 바너스 로페스 교수는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 의료진 도움으로 이곳 환자와 가족의 삶이 바뀔 수 있었다”며 의술을 전수해 준 의료진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지난 2022년 9월 간이식 8,000례, 수술 성공률 98%를 달성한 바 있는 서울아산병원은 이전에도 몽골ㆍ베트남ㆍ터키ㆍ프랑스ㆍ카자흐스탄에 간이식 의술을 전한 바 있다.
이승규 석좌교수는 “앞으로도 의료 기술을 전수해 세계 곳곳의 많은 환자들이 새 삶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