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복역수 신창원(56)이 수감 중인 교도소에서 12년 만에 또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응급실로 옮겨진 신씨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법무부에 따르면, 신씨가 전날 오후 8시 15분쯤 대전교도소 독방 수감 중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하는 것을 수용소 야간 순찰자인 교도소 직원이 발견했다. 순찰 직원은 심폐소생술(CPR) 등 응급 조치를 한 뒤 그를 즉시 외부 병원으로 응급 후송했다. 교정당국 간부는 “직원의 신속한 대처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는 “병원에 왔을 때 의식이 없다가 이날 오전 의식이 돌아왔다”면서도 “아직 대화는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병원 측은 신씨가 무의식 중에 혹시 돌발행동을 할 수도 있어 수면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교도소 측은 신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려 한 구체적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신씨는 1989년 강도치사죄로 무기징역형을 확정받았다. 서울교도소와 청송교도소 등을 거쳐 1994년 11월 부산교도소로 이감돼 복역했다. 그러다 복역 8년째이던 1997년 1월 부산교도소를 탈옥했다. 감방 화장실 쇠창살을 절단하고, 교도소 내 교회신축을 위해 설치한 철제 가로막 아래 땅을 파내 공사장 쪽으로 들어간 뒤 부근에 있던 밧줄을 이용해 교도소 담을 넘었다.
이후 전남 순천시 한 아파트에 은거하다 1999년 7월 검거됐다. 2년 6개월간 경찰을 따돌리고 전국 각지에 출몰해 ‘희대의 탈옥수’라는 별칭이 붙었다. 검거 후 22년 6개월의 형이 추가됐다. 체포 당시 그가 입었던 화려한 색상의 니트티가 유행하고 팬클럽이 생기는 등 이상 열풍을 부르기도 했다.
신씨의 극단 선택 시도는 처음이 아니다. 이미 2011년 8월 18일 경북북부교도소에서 복역할 때 한 차례 한 적이 있다. 그는 다시 붙잡힌 뒤 20년간 독방살이를 하면서 폐쇄회로(CC)TV로 특별 계호를 받던 2019년 5월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내기도 했다. 법무부는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는 인권위 권고를 받아들여 CCTV를 제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