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이 소프라노 조수미씨에게 공개 사과했다. 조씨가 세종의 특수학교에 기증한 휠체어 그네가 교육 당국과 안전인증 관련 기관들의 무관심 속에 고철로 처분됐다는 보도에 따른 것이다.
최 교육감은 22일 한국일보 통화에서 “페이스북에 ‘조수미 선생님께’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사과했다”며 “최씨가 한국에 오면 뵙고 사과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최 교육감은 해당 글에서 “2016년 9월 세종누리학교에 휠체어 그네와 휠체어 회전무대를 기증해 주셨고, 타보고 좋아하는 장애학생들을 지켜보면서 함께 기뻐했던 기억이 떠오른다”며 “휠체어 회전무대는 어린이놀이시설안전관리법상의 안전 인증을 받아 정상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나, 휠체어 그네는 안전기준이 없다는 이유로 인증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실제 학교는 안전 인증을 받지 못한 시설을 활용할 수 없어 2017년 초 철거해 별도 장소에 보관했다. 그러나 안전기준 마련이 미뤄지는 사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2019년 말 고철로 처분됐다. 최 교육감은 “처분했다는 사실을 최근에서야 알게 됐다”며 “기부시설을 기부자와 상의도 없이 철거 폐기한 일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유감을 표시했다.
안전기준 미비로 장애학생 놀이기구가 철거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관련 기관들은 부랴부랴 관련 기준 마련에 나섰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장애인단체, 놀이기구 제조사, 설치업체, 검사기관이 한데 모여 구체적 안전기준을 논의했다”며 “마련된 안에 큰 틀에서 합의한 만큼 새 안전기준이 고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시가 이뤄지면 하반기에 휠체어 그네가 재설치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