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1위 SSG-LG, 홈런 공장서 '빅뱅'...최정-박동원 "한 방을 부탁해"

입력
2023.05.22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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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부터 SSG랜더스필드 주중 3연전

프로야구 공동 1위 SSG와 LG가 23일부터 단독 선두 자리를 두고 다시 격돌한다. 한 달 전 맞대결은 국내에서 가장 큰 LG의 안방 잠실구장에서 펼쳐졌다면 이번엔 '홈런 공장'으로 불리는 SSG의 홈구장 인천 SSG랜더스필드로 장소를 옮긴다.

22일 현재 26승 1무 14패로 나란히 순위표 맨 위에 자리하고 있는 두 팀은 최근 기세도 좋다. SSG는 지난 주말 롯데와 ‘유통 라이벌 대전’에서 2승 1패를 거뒀고, LG는 한화와 3연전을 싹쓸이해 4연승 중이다.

두 팀의 두 번째 만남은 홈런 한 방에 경기 흐름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SSG랜더스필드는 홈플레이트에서 좌우 폴까지 거리가 95m에 불과하고, 가운데 펜스까지는 120m다. 전국 9개 구장 중 가장 작아 홈런이 곧잘 터진다.

SSG는 ‘홈런 공장장’인 최정이 믿을 구석이다. 현역 최다 홈런 1위 최정은 통산 437홈런 가운데 절반이 넘는 233개를 안방에서 가동했다. 시즌 초반 주춤했던 타격감도 한껏 달아올랐다. 최근 5경기 연속 멀티히트에 홈런도 4개를 몰아쳤다. 시즌 홈런은 8개로 단숨에 공동 3위까지 뛰어올랐다. 영양가도 높았다. 17일 창원 NC전과 21일 부산 롯데전에서 1회부터 초반 주도권을 잡는 대포를 쏘아 올려 팀 승리의 발판을 놨다.

19번째 시즌을 뛰고 있는 최정은 꾸준함이 강점이다. 30대 중반을 넘었는데도 여전히 중심 타선에서 타율 0.302에 31타점(공동 3위), 장타율 0.517(2위), 장타율+출루율(OPS) 0.910(2위) 등 여러 공격 지표에서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야구 팬들은 최정이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높아 ‘최정 랜더스’라고도 부른다. 최정은 “그만큼 팬들이 기대를 많이 해주는 것”이라며 “부담을 가지는 시기는 지난 것 같다. 그런 말이 더 힘을 주고,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LG에서 최정의 대항마는 가장 먼저 10홈런 고지를 밟은 포수 박동원이다. 2022시즌 종료 뒤 KIA에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LG와 4년 총액 65억 원에 계약한 박동원은 시원시원한 스윙으로 대포를 생산하고 있다. 4월에 4개를 쳤고, 이달 들어 6개를 집중시켰다. 넓은 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6개를 담장 밖으로 넘겼다. 현재 홈런뿐만 아니라 장타율(0.546)과 OPS(0.911)도 리그 1위다.

다만 최근 타격 페이스는 떨어졌다. 한화와 주말 3연전에서 12타수 1안타에 그쳤고, 장타는 단 1개도 없었다. 21일 경기 때는 삼진을 세 차례나 당했다. 박동원은 “5월 들어 많은 홈런을 치고 있지만 크게 홈런을 의식하진 않는다”면서 “홈런을 때렸다는 생각보다는 나만의 존에 들어오는 공, 상대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잘 쳤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SSG와 LG는 23일 선발 투수로 각각 좌완 오원석과 우완 임찬규를 내세운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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