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 경쟁력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겪고 있는 수출 역성장 위기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경쟁 열위에 있는 교역품목이 최근 10년 동안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앞으로 수출 침체까지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1일 공개한 '무역특화지수(TSI) 분석을 통한 수출 경쟁력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전체 교역품목(1,216개) 중 수출이 수입보다 많은 수출 특화 품목은 401개였으나 지난해 375개로 감소했다. 이 기간 수입 특화 품목은 31개 늘어난 1,221개로 분석 기간 최다를 기록했다.
수출액 상위 10대 품목을 TSI 지수 기준으로 살펴보더라도 이 기간 지수가 마이너스인 품목이 1개(석유 등 광물성 연료)에서 2개(광학·정말·의료기기 추가)로 늘었다. TSI는 특정 상품의 상대적 비교우위를 나타내는 지수로 0에서 -100으로 갈수록 수입이 수출을 넘어선 정도를 가리킨다. 100에 가까울수록 수출이 수입보다 많아 경쟁력이 높다고 본다.
수출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나머지 품목 상당수도 지난 10년 동안 경쟁력이 떨어졌다. 수출 효자 품목인 반도체가 포함된 전기기기가 30.4에서 23.0로 7.4포인트 감소했고, 기계(11.1→3.3), 자동차(74.8→55.5), 선박(91.0→77.1) 등도 TSI가 낮아졌다. 지수가 오르며 경쟁력이 좋아진 품목은 플라스틱(+0.5), 철강(+15.0), 철강제품(+10.2) 등 3개에 그쳤다.
전경련은 수출 경쟁력이 빠르게 약해진 주요 원인을 중국 수출 비중 감소로 봤다. 실제 대중 교역에서 TSI가 마이너스인 품목은 2013년 전체의 66.2%였으나 2022년에는 77.5%로 급증했다. 반도체 등 전기기기(29.3→12.8), 광학·정밀·의료기기(71.9→31.7) 등 수출액 상위 10대 품목 가운데 9개가 모두 약화했다.
특정 품목에 대한 집중도가 높은 한국 수출구조 특성을 감안하면 앞으로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수출이 침체 늪에서 벗어나려면 첨단분야에 대한 한미, 한일 간 협력 등을 활용해 글로벌 수요가 큰 고부가가치 제품군을 주력 수출 품목으로 발굴해야 한다"며 "반도체, 기계, 자동차 등 현재 주력 품목에 대해서도 규제 완화, 연구개발 지원 확대 등 초격차 강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