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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반에 스타가 됐다. 전 세계인이 알아볼 정도로 유명했다. 할리우드에서 가장 성공한 스타라는 표현까지 따랐다. 돈과 명예를 거머쥔,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인생. 하지만 29세에 시련이 닥쳤다. 과음한 다음 날 일어나보니 왼손 새끼손가락이 마구 떨렸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정밀진단을 받았다. 노인들이 주로 걸린다는 파킨스병이었다. 영화 ‘백 투 더 퓨처’ 시리즈로 유명한 배우 마이클 J. 폭스가 겪은, 롤러코스터 같은 20대다.
폭스는 캐나다에서 나고 자랐다. 어려서부터 유난히 키가 작았다. 6세 때 3세 어린 동생이랑 함께 다니면 쌍둥이로 오인될 정도로 남매 키가 같았다. 폭스는 고교 시절 연극반에 들어가며 연기에 빠졌다. 재능을 남달리 본 아버지는 아들을 자퇴시킨 후 바로 할리우드로 향했다.
여러 오디션을 거치며 여러 드라마에 출연했다. 성공은 무지개 같았다. 보이긴 하나 잡히진 않았다. 허름한 아파트에서 홀로 살며 버텼다. 버스비가 없어 걸어서 스튜디오로 갈 정도로 가난했다. 돌파구는 공개 방송 시트콤 ‘패밀리 타이즈’(1982~1987)였다. 남다른 유머감각에다 임기응변에 능한 폭스는 금세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성공시대가 열렸다. 낮에는 ‘패밀리 타이즈’를 찍고, 밤에는 ‘백 투 더 퓨처’(1985)를 촬영하는 강행군 끝에 그는 가판대 모든 잡지의 표지를 장식하는 할리우드 거물이 됐다.
운명의 신이 질투한 것일까. 할리우드 정상에서 한창 일할 때 파킨슨병이 찾아왔다. 처음에는 현실을 부정했고, 이후에는 병을 감췄다. 연기하다 왼쪽 팔이 떨리는 걸 들키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팔을 활발히 움직였다. 현실과 통증을 잊기 위해 폭음이 이어졌다. 폭스는 발병 진단 8년이 지나서야 가족만이 아는 비밀을 대중에 공개했다.
다큐멘터리는 폭스의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그의 삶을 조명한다. 올해 62세가 된 폭스는 병이 악화돼 거동이 불편하다. 휘적휘적 걷다가 넘어지기 일쑤다. “조심해”라는 주변인의 경고는 아무 소용이 없다. 자신의 몸을 통제할 수 없어서다. 골절이 일상이다. 하지만 외부 활동을 마다하지 않고 늘 웃는다.
비운의 아이콘처럼 여겨질 수 있을 텐데 폭스는 행복해 보인다. 그는 병에 맞서기보다 병을 받아들인다. 넘어지면 일어난다. 골절이 되면 심을 박는다. 딸이 보낸 문자메시지에 2주 만에 답을 할 수 있어도 미소가 나온다. 시간이 걸려도 아직은 가족과 소통할 수 있어서다.
폭스는 자신의 병세를 유머로 치환시키기도 한다. 환한 얼굴의 그가 통증을 계속 느낀다는 말에 인터뷰어는 깜짝 놀란다. 그가 아무렇지 않게 인터뷰에 응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