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창 얇은 신발, 잦은 활동… 주의해야 할 '발' 질환은?

입력
2023.05.16 20:26

날씨가 더워지면 슬리퍼ㆍ샌들ㆍ플랫슈즈 등 밑창이 얇고 딱딱한 신발을 자주 신으면 근막에 부하가 과도하게 가해지면서 염증이 생기기 쉽다. ‘족저근막염’이다.

족저근막염은 발바닥 근육에 과도한 압력이 가해져 발바닥이나 발뒤꿈치에 미세 손상과 염증이 생겨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잦은 바깥 활동과 함께 쿠션 없는 슬리퍼ㆍ샌들ㆍ플랫슈즈 등을 신으면 지면에서 가해지는 충격이 발바닥으로 직접 전해지면서 발생할 수 있다. 오래 걷거나 장거리 마라톤, 조깅 등 갑자기 운동을 심하게 하거나, 과체중일 때 발바닥에 과도한 압력이 가해져 발생할 수 있다.

족저근막은 걸을 때 발을 지지하고 종아리 힘을 발바닥에 전달해 몸을 전진시키는 데 매우 중요하고 힘든 역할을 맡는다.

인류가 진화해 두 발로 걷기 시작하면서 두 손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찬란한 문명을 이루었지만, 그 덕분에 족저근막이라는 구조물은 더 많은 시간 혹사당하기 시작했다.

족저근막에 가해지는 반복적인 견인력과 압박은 반복적인 미세 손상과 퇴행성 변화를 가속시키는 통증을 유발한다.

족저근막염은 단순 염증이라기보다 외상, 퇴행성 변화, 압력, 신발 외력, 조직 탄성 변화를 포함한 모양 변형 등에 의한 복합적 퇴행성 병변이라고 할 수 있다. 의외로 원인과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다양하지만 대체로 과다 사용으로 발생한다.

족저근막염의 주요 증상은 무리한 걷기나 달리기, 밑창이 얇은 신발을 신고 걸은 후 느껴지는 뒤꿈치 바닥 쪽의 통증이다.

처음에는 쉬면 좋아지지만 진행될수록 자고 일어나 바로 걷기 힘든 통증이나 오래 앉아있다가 일어나 걷기 시작할 때 통증으로 걷기 힘들다고 호소한다. 더 진행해 만성화되면 쉴 때도 계속 아프다.

배서영 상계백병원 족부족관절센터 교수는 “족저근막염 치료보다 중요한 것은 관리”라며 “족저근막염은 대부분 비수술적 치료, 즉 스트레칭과 족저근막 마사지, 휴식과 보호, 야간 부목이나 약물의 단기 사용 등을 통해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고 했다.

초기에는 체중 부하 상태에서의 운동과 보행을 줄이고 무릎을 펴고 발목을 신전(伸展ㆍ발가락이 머리 쪽으로 움직이는 발목 운동)시키는 다양한 자세의 스트레칭으로 많은 환자가 증상이 나아진다. 하지만 급성 파열에 의한 통증은 과도한 스트레칭으로 악화되기도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배서영 교수는 “최근에 많이 걸은 후 아침에 발을 딛기 힘든 발꿈치 통증이 발생했다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해 활동을 줄이며 스트레칭과 마사지를 하는 게 좋다”고 했다.

그러나 족저근막염과 유사한 발꿈치 통증이 나타나면서도 전혀 원인이 다른 말초신경염, 신경포착증후군, 발꿈치뼈 피로골절, 급성 족저근막 파열, 점액낭염, 지방패드 위축증후군, 족저근막이나 발바닥 종양, 허혈성 통증 등일 수도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