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주범으로 꼽히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보석으로 풀려나게 됐다. 위조 여권 사용 혐의로 동유럽 국가인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그는 최근 보석을 신청했는데, 이를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12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은 권 대표와 그의 측근 한창준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의 보석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권 대표 등은 전날 열린 첫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하면서, 40만 유로(한화 약 5억8,000만 원)를 내겠다며 석방을 요청했다. 보석을 허가해 주면 지정된 아파트에서만 머물며 재판을 충실히 받겠다고도 했다.
법원이 이들의 보석 청구를 인용하면서 두 사람은 각각 40만 유로씩을 내고 풀려나게 됐다. 다만 법원은 "이들이 보석금을 납부하고 석방된 뒤, 경찰의 감독 아래 가택 연금 상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검찰은 도주 우려가 있는 데다, 보석금 액수가 이들의 재산에 비해 적다면서 보석 허용을 반대했다. 법원에 따르면 검찰은 사흘 안에 항소할 수 있다.
법원은 보석 결정에 대해 "기소된 범죄 혐의의 중대성, 피고인들의 개인 및 가족 상황, 재산 상태, 보석금을 제공하는 사람들의 재산 상태를 염두에 뒀다"며 "40만 유로의 보석금을 잃을 가능성이 피고인들에게 도주 의욕을 꺾을 수 있는 충분한 억제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권 대표 측 변호인인 브란코 안젤리치는 두 사람이 석방되면 자신의 여자친구 아파트에서 지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권 대표 등은 지난 3월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을 갖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검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