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석방된다... 몬테네그로 법원, 보석 허가

입력
2023.05.1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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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금 5억8000만 원... 석방 후엔 가택연금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주범으로 꼽히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보석으로 풀려나게 됐다. 위조 여권 사용 혐의로 동유럽 국가인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그는 최근 보석을 신청했는데, 이를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12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은 권 대표와 그의 측근 한창준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의 보석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권 대표 등은 전날 열린 첫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하면서, 40만 유로(한화 약 5억8,000만 원)를 내겠다며 석방을 요청했다. 보석을 허가해 주면 지정된 아파트에서만 머물며 재판을 충실히 받겠다고도 했다.

법원이 이들의 보석 청구를 인용하면서 두 사람은 각각 40만 유로씩을 내고 풀려나게 됐다. 다만 법원은 "이들이 보석금을 납부하고 석방된 뒤, 경찰의 감독 아래 가택 연금 상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검찰은 도주 우려가 있는 데다, 보석금 액수가 이들의 재산에 비해 적다면서 보석 허용을 반대했다. 법원에 따르면 검찰은 사흘 안에 항소할 수 있다.

법원은 보석 결정에 대해 "기소된 범죄 혐의의 중대성, 피고인들의 개인 및 가족 상황, 재산 상태, 보석금을 제공하는 사람들의 재산 상태를 염두에 뒀다"며 "40만 유로의 보석금을 잃을 가능성이 피고인들에게 도주 의욕을 꺾을 수 있는 충분한 억제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권 대표 측 변호인인 브란코 안젤리치는 두 사람이 석방되면 자신의 여자친구 아파트에서 지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권 대표 등은 지난 3월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을 갖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검거됐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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