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사태' 피해자들 "채권추심 3개월 유예해달라"

입력
2023.05.04 20:00
소송 대리 법무법인, 금융위에 진정 내
"범죄 피해자... 최소한 구조 조치 필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주가폭락 사태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증권사의 채권 추심을 3개월간 유예해달라고 금융위원회에 요청했다.

SG증권 사태 피해자 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대건은 4일 “금융위에 증권사들을 상대로 피해자들의 차액결제거래(CFD) 채권 추심을 3개월간 유예하고 해당 기간 이자를 면제하도록 권고해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측이 진정서에서 지목한 증권사는 교보, 키움, 메리츠, 하나 등 모두 13곳이다.

장외파생상품의 일종인 CFD는 투자자가 40%가량의 증거금으로 2.5배만큼 주식을 주문한 뒤 나중에 시세차액만 정산하는 고위험ㆍ고수익 상품이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증거금이 40만 원밖에 없더라도 증권사 돈을 빌려 100만 원어치 주식 거래가 가능하다.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 일당은 투자자 동의 없이 CFD계좌를 개설해 서울가스, 선광 등 8개 종목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최근 해당 종목들이 지난달 24일부터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은 원금 이상의 빚더미에 앉게 됐다.

법무법인은 이날 진정서에서 “극소수를 제외한 대다수 사람은 ‘저평가된 우량주’에 투자한다는 명목으로 투자금을 건넸다”며 “(라 대표 일당의) 사기 및 배임으로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본 범죄 피해자에 해당하는 만큼 최소한의 경제적 구조 조치를 권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CFD 계좌로 인해 감당 이상의 채무를 부담할 수 있다는 내용이 피해자들에게 고지 및 설명됐는지도 분명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증권사가 CFD 계좌를 발급하는 과정에서 신원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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