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앞으로 5년이 회사의 미래를 좌우할 시기"라며 안정적 성장 대신 공격적 투자로 새로운 사업 분야에 뛰어들고 인수합병(M&A)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8년까지 2조4,000억 원을 투자하고 이 중 절반은 연구개발(R&D)에 쏟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먼저 국산 1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개발에 쓴 합성항원 방식뿐 아니라 메신저 리보핵산(mRNA),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신규 플랫폼에 대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추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미 여러 기업과 계약 조건을 조율하고 있다고 한다. 안 사장은 "글로벌 빅파마와 미국 시장에 공급하는 CDMO도 협의 중"이라며 이르면 올 상반기에 청사진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 공장 인수와 경북 안동시에 있는 기존 백신 공장 증설, 중동 지역의 생산 거점 마련도 검토하고 있다.
이 모든 사업을 소화하기에 2조4,000억 원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이 금액은) 투자여력이 아닌 계획한 투자금이고 기회가 있다면 (그 이상의 금액을 위한) 투자자를 찾을 수 있다"며 "자체 보유한 1조3,600억 원 외에 투자금 중 3분의 1은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과 빌&멜린다게이츠재단 등에서 펀딩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 생산시설을 확보하는 전략 중 하나로 글로컬라이제이션(세계화+현지화)도 있다"며 "공동 투자를 받는 합작법인(JV) 설립 방식으로 추진할 예정이기 때문에 비용 부담도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1분기 238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이 회사는 올해 1분기 29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매출은 206억 원으로 전년 동기(871억 원) 대비 76.4% 감소했다. 전염병이 종식 단계로 접어들면서 스카이코비원의 국내 접종률은 낮은 수준인 데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아직 긴급사용승인을 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안 사장은 "(스카이코비원은) 변이에 대한 효과도 보고 있고 WHO 긴급사용 승인도 막바지에 와 있다"면서 "지금 허가받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생각할 수 있지만 전염병은 계속될 것이라서 허가를 받아놓는 것이 다음 변이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