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 불만족스러워 학교를 떠나는 학생이 있다면, 등록금을 그대로 돌려드리겠습니다."
인구 감소에 수도권 대학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지방대가 '소멸 위기'를 맞은 가운데, 세명대가 교육 불만족으로 자퇴하는 학생에게 등록금을 환불해주기로 했다. 세명대는 충북 제천시에 위치한 4년제 사립대다.
권동현 세명대 총장은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4학년도 신입생부터 등록금 책임환불제를 전국 최초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등록금 책임환불제는 재학생이 학교 교육에 만족하지 못해 자퇴할 경우 해당 학기에 납부한 등록금을 전액 환불해주는 제도다. 등록금을 환불받으려는 학생은 학기 기말고사 종료일 이전까지 자퇴를 신청해야 한다.
권 총장은 세명대가 제공하는 교육의 질에 자신감을 내비치며 대학을 지리적 위치가 아닌 교육의 질로 평가해달라고 호소했다. 학생 만족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로 등록금 환불이라는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그는 "각 지역 대학교에는 학생들의 지적 성장과 잠재력 실현을 위해 온 힘을 쏟는 교수들이 있는데, 이런 노력이 지방이라는 이유로 평가절하돼서는 안 된다"며 "대학의 본질은 교육이고, 대학은 '서울과의 거리'가 아니라 '교육의 질'로 평가받고 선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명대가 등록금 환불제도를 시행하게 된 배경에는 다른 대학과 차별화된 체험 중심 교육이 자리하고 있다. 세명대는 스포츠 교양필수로 골프, 수영, 필라테스 등을 익힐 수 있게 하고, 학생들이 외국어 실력을 쌓을 수 있도록 방학 중 토익 강좌를 무료로 개설하고 있다. 또 신입생들이 입학 전부터 진로와 학습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꿈설계학기', 졸업할 때까지 교수와 1대1 상담을 하며 공부와 생활, 취업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임지도교수' 제도 등을 운영 중이다.
세명대는 기존 자퇴생 비율 등으로 추산했을 때 등록금 책임환불제로 내년 최대 약 10억 원을 학생들에게 돌려주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권 총장은 "등록금 책임환불제가 대학 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대학의 본질이 교육임을 사회적으로 환기하는 데 드는 비용으로 여기겠다"며 "학교 교육에 만족하지 못해 떠나는 학생이 단 한 명도 나오지 않도록 인적, 물적 투자를 아끼지 않고 혁신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