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관이 위작을 구입한 것으로 확인돼 대구시가 미술관 운영 전반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다.
이유실 대구시 감사위원장은 24일 대구시청 기자실에서 "최근 대구미술관 구입 작품 570여 점 중 작가로부터 직접 구입했거나 진품확인서가 없는 10여 점에 대한 감정을 의뢰한 결과 긍석 김진만의 서화 등 4개 작품이 위작으로 판명 받았다"고 밝혔다.
이중 긍석의 '매화'는 1·2차 감정에서 모두 위작으로 판명됐고, 나머지 3점은 2차 감정에서만 위작으로 판명돼 추가 감정을 실시키로 했다. 이들 4개 작품의 구입 가격은 3,000여 만원에 이른다.
대구시는 대구미술관 위작 구입경위 및 미술관장 채용 관련 의혹 등 미술계의 부정 부패를 뿌리뽑기 위해 25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미술관 운영 전반에 대한 특정 감사를 실시한다.
이번 감사에서는 작품 구입 경위와 작품 수집 심의위원회 운영 적정성 및 사실관계를 파악한다. 특히 소장 작품에 대한 수집 결정 및 가격 선정 적정성, 소장품의 전시 및 공개 등 기획 전시 사항을 중점적으로 감사해 작품 구입 관련 부정 비리사항을 면밀히 조사키로 했다.
대구시는 또 대구미술관 소장작품(1,899점) 중 기증 작품(1,300여 점)에 대해서도 위작 감별을 실시하고 기증 절차를 개선키로 했다. 또 징계받은 부적격자를 미술관장으로 내정한 경위 등 채용 관련 사항 및 회계·계약 분야, 각종 전시·기획 분야, 소장품 구입·관리 실태 등 대구미술관 운영 전반을 감사할 계획이다.
대구미술관 소장품 위작 논란은 지난 2월8일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의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제기됐다. 김태우 대구시의원은 대구미술관에 소장된 작품 중 한국화나 서예, 특히 일제강점기 시절 작품은 위작이거나 가품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정 절차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질의했다. 김 의원은 "위작 의혹은 오래 전부터 제기됐는데, 늦게나마 대구시가 진상 규명을 통해 바로잡기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21일에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미술관을 방문해 수장고까지 둘러보는 등 현장을 확인했다. 홍 시장은 "이번 특정 감사를 통해 만연한 위작, 불투명한 작품거래 방식 등 미술계의 뿌리 깊은 부정 부패를 바로잡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