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새 대표 뽑을 룰 이명박·박근혜 정부 활동 인사들 손에 달렸다...'지배구조 개선TF' 5명 확정

입력
2023.04.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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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뉴 거버넌스 구축 TF' 구성 완료
주형환 등 이명박·박근혜 정부 경력 눈길
KT, 정권 눈치 보기 지적에 "전문성 평가"
협력업체 204곳과 릴레이 간담회도 시작


핵심 경영진 공백 사태를 겪고 있는 KT가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논의할 '뉴 거버넌스 구축 태스크포스(TF)' 구성을 마무리 지었다. 이들은 새 대표이사(CEO) 선출 방안과 회사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하지만 TF에 참여할 외부인사들이 윤석열 정부와 맥을 같이하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활동 이력이 있어 '현 정권 눈치 보기' 등 또 다른 논란도 우려된다.


외부 전문가, MB·박근혜 정부 활동 경력



KT는 17일 '뉴 거버넌스 구축 TF'에 참여할 외부인사 5명 명단을 발표했다. 앞서 회사는 지분율이 1% 이상인 17개 국내외 주요 주주에게 외부 전문가 9명을 추천받았다.

이 중 최종적으로 남은 ①김준기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한국공기업학회 회장) ②선우석호 홍익대 명예교수(전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③조명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전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원장) ④주형환 세종대 석좌교수(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⑤알리시아 오가와 미 컬럼비아대 국제관계대학원 조교수다.

이들 대부분은 보수정권에서 활동했다. 김 교수는 박근혜 정부였던 2014년 규제개혁위원회 위원이었다. 선우 교수는 이명박 정부 당시 외교통상부 민간자문위원과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서비스 자문위원장을 맡았다. 조 교수는 역시 이명박 정부 국무총리실 금융감독혁신TF 위원과 박근혜 정부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자문위원을 지냈다. 주 교수는 박근혜 정부 대통령비서실 경제금융비서관과 기획재정부 1차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지낸 대표적 여권 인사다.

다만 회사 측은 "지배구조 전문성과 사회적 명망을 갖춘 외부 전문가들"이라며 "이사회 역할에 대한 이해도와 환경·사회적 역할·지배구조(ESG) 경영에 대한 전문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외부 전문가들과 회사 재무실장, 법무실장이 참여하는 뉴 거버넌스 구축 TF는 이번 주 활동을 시작해 CEO 및 사외이사 선임 절차, 이사회 역할 정립 등을 점검하고 개선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뒤늦은 협력업체 달래기…"전국 릴레이 간담회"



KT는 또 뒤늦게 CEO 선출이 늦어지며 경영에 타격을 입은 협력업체 달래기에 나섰다. 시설투자와 유지보수 결정이 일부 지연되면서 협력업체들 불만이 커지자 전국을 돌며 204개 회사를 대상으로 릴레이 소통 간담회를 갖는다. OSP 분야 133개 협력업체와 무선·전송·전원 분야 71개 파트너사가 면담 대상이다. OSP는 광케이블과 통신주, 맨홀 같은 외부 시설을 구축한다. 무선·전송·전원 분야는 기지국과 중계기 등을 담당한다.

KT는 이날 열린 부산·경남 지역 간담회에서 2분기부터 통신시설 구축과 주요 설비 사업에 대한 투자를 차질 없이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공유했고 파트너사 경영난 우려 해소에 적극적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도 전달했다.

권혜진 KT 네트워크전략본부장(상무)은 "연초 계획된 유무선 투자 사업을 빠르게 추진할 계획"이라며 "통신 필수 공사 투자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집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회사 측의 이 같은 입장에도 지난해 11월부터 사실상 경영 차질이 반복되고 있는 만큼 투자 사업이 얼마나 빨리 실행될지가 관건이라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 의견이다.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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