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대통령실 도·감청 아니면 더 심각”… “내부자 유출?”

입력
2023.04.12 14:40
“미국에 정보 흘린 안보 핵심 관계자 있다는 뜻” 
“대통령실 강한 부인은 용산 이전 비판 피하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대통령실이 발표한 미국 정보기관의 한국 상대 도·감청 의혹 부인 입장에 “사실이면 내부자 유출로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에 정보를 흘린 안보 핵심 관계자가 있다는 뜻이 된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서 “도청 가능성을 전면 부인하는 이 말이 사실이라면 사람이 흘렸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 대통령실은 미국 정보기관이 한국 대통령실을 도·감청했다는 의혹에 “터무니없는 거짓 의혹임을 명백히 밝힌다”고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이는 “우리 안보 핵심 관계자 중에 미국에 정보를 떠넘기는 사람이 있다는 뜻”이라고 이 전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그 사람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도록 감추기 위해서 미국이 통신도청인 듯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이야기”라고 풀이했다.

그럼에도 대통령실이 도·감청 의혹을 강하게 부인한 데는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에 비판 여론이 커지는 것을 피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전 대표는 “통신도청으로 가면 왜 성급하게 대통령실을 옮겼냐는 비판에 직면할 테니 무조건 부정해야 하는 상황이 아닐까”라고 했다.

이번 사건은 다음 달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 결과의 파장을 키우는 효과를 낼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이 전 대표는 “결국 이번 도청 사건으로 한미 정상회담 결과는 X2(2배) 부스터를 달았다”며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면 '배알도 없었다'고 두 배로 욕먹을 것이요, 결과가 좋으면 '이번 사건을 동맹국의 입장을 고려해 잘 무마해서 그렇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때도 ‘감청으로 월북 여부를 알아냈느냐’, ‘다른 경로냐’를 갖고 갑론을박이 있었다”며 “이번에도 (사건의 진상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는 안 밝혀질 듯하다”고 예측했다.

김청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