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밀문건엔 한국산 포탄 33만 발 수송 계획도… 최종 목적지 우크라 추정

입력
2023.04.10 22:30
72일에 걸쳐 해상·항공 운송 일정
2급 비밀… 유럽 등에 옮길 경우 동선·시간 기재

유출된 미국 기밀문건에는 한국에서 생산한 155㎜ 포탄을 우크라이나로 옮기기 위한 일정표로 추정되는 문서가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현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공유되고 있는 '대한민국 155 운송 일정표(33만)(ROK 155 Delivery Timeline(330K))'라는 제하의 문건에는 포탄의 운송 계획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미 정부의 2급 비밀에 해당하는 이 문서는 지난 2월 27일 작성된 것으로 기재돼 있다.

여기에는 한국산 155㎜ 포탄 33만 발을 유럽 등으로 옮길 경우의 동선과 소요 시간 등이 빼곡히 적혔다. 문서에는 시행명령(EXORD·execute order) 발령 후 10일째 항공편으로 첫 이송을 개시하며, 45일째까지 하루 4,700여 발씩을 옮기게 된다고 적혀 있다.

여기에 이스라엘에 보관 중인 미군 전시비축 포탄 8만8,000발을 더해 시행명령으로부터 한 달 이내에 약 18만3,000발을 목적지에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시행명령 후 27일과 37일째에는 한국 경남 진해항에서 독일 노르덴함항으로 수송선 한 척씩이 출항해 72일 차 전후까지는 해상운송도 마무리 짓는다는 일정을 제시했다.

해당 문건은 포탄 운송의 최종 목적지가 어디인지는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앞서 유출돼 미국 언론들에 소개된 기밀의 맥락을 따져볼 때 이들 포탄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것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앞서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번에 유출된 미국 정부 기밀문건에 미국이 포탄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해달라고 압박하자 한국 정부가 해법을 고심하는 내부 논의 과정이 고스란히 담겼다고 보도한 바 있다. NYT는 지난달 교체된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 이문희 전 국가안보실 외교비서관 등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의 기밀 대화 내용이 도·감청 등을 통해 미국 군사·정보 당국에 그대로 입수됐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대통령실 내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들 사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 불가 정책에 대한 궤도 수정이 거론됐다가 시기적으로 한미정상회담과의 '딜'로 보일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폴란드를 통한 우회 포탄 지원 카드가 대안으로 검토됐다고 전했다. 이 기밀 보고서는 '신호 정보 보고(시긴트· SIGINT)'에 근거한 것이라고 NYT는 덧붙였다. 시긴트는 미국 정보기관이 도·감청 등으로 확보한 정보를 뜻한다.

대통령실 측은 "미국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확정된 사실이 아니다"라며 "미 국방부도 법무부에 조사를 요청한 상태로 사실관계 파악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권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