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자신에게 비판적인 인사들에게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에게 “너나 잘하세요”라고 반감을 드러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4·3 추념식 불참도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천 위원장은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최근 전 목사가 자신에게 비판적인 국민의힘 의원과 인사들을 놓고 “내년 4월 10일 선거에서 공천 주지 말라. 다 잘라버려라”고 한 데 이같이 밝혔다.
전 목사는 앞서 예배에서 ‘5·18 정신 헌법 수록 반대’ 입장 표명을 촉구, 김재원 최고위원이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에 수록할 수 없다", "표를 얻기 위한 립서비스" 등의 발언을 했다가 사과했다. 이어 김 최고위원은 “전 목사가 우파 진영을 전부 천하통일했다”고 발언했다가 거듭 사과했다.
천 위원장은 이 같은 현상이 김기현 대표 체제가 출범한 지난 전당대회에서 도입한 ‘당원투표 100%’ 규칙의 폐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 목사 같은 분은 원래 한결같이 터무니없는 얘기를 하는 사람이었다. 전 목사가 설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느냐, 아니냐의 문제"라며 "이런 게 당원 100%로 (당 대표를 선출)하겠다고 하는 것의 위험성"이라고 주장했다.
천 위원장은 "전 목사가 여당의 운영, 공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비웃을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런데 수십만 단위는 아니겠지만, 최소한 한 1만 명 이상 정도의 당원은 전 목사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천 위원장은 “예를 들면 전 목사가 쥐고 있는 당원들이 김재원 최고위원 밀어주자 해서 대구의 특정 지역구에 집단 가입하면 경선판을 흔들 수 있는 것”이라고 봤다.
천 위원장은 김 최고위원의 징계를 요구하며, 이준석 전 대표와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양두구육' 얘기를 한 사람은 징계하고, 전광훈 목사와 5·18 등의 말도 안 되는 터무니없는 해당 행위를 한 사람은 징계하지 않으면 국민이 당에 보내주는 신뢰가 전체적으로 약해진다"는 것이다.
또 천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제주 4·3추념식 불참도 “굉장히 아쉬운 결정”이라고 밝혔다. “우리(국민의힘) 지지층만을 보면서 정치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대통령께서 이번에 순천을 시작으로 해서 남해안권, 대구까지 가셨기 때문에 (제주에) 오셨으면 좋지 않았을까”라며 “대통령께서 못 오신다고 하면 최소한 당대표께서 오셔서 '제주 4·3에 정부 여당이 좋지 않은 인식을 가진 것 아닌가' 하는 오해를 갖지 않도록 했었어야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천 위원장은 “내년에는 총선 바로 직전에 (4·3 추념식이) 있을 것”이라며 “총선 직전에 대통령 내지는 여당 대표가 (제주를) 찾는 것은 ‘총선 앞두고 그러는 거 아니냐’는 식의 인식을 줄 수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