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전광훈, 너나 잘하세요"… “윤석열 4·3 추념식 참석했어야”

입력
2023.04.03 12:00
“당원투표 100% 룰, 전광훈 설치는 분위기 조성” 
“당대표라도 제주 왔어야… 내년 4·3은 총선 직전”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자신에게 비판적인 인사들에게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에게 “너나 잘하세요”라고 반감을 드러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4·3 추념식 불참도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천 위원장은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최근 전 목사가 자신에게 비판적인 국민의힘 의원과 인사들을 놓고 “내년 4월 10일 선거에서 공천 주지 말라. 다 잘라버려라”고 한 데 이같이 밝혔다.

전 목사는 앞서 예배에서 ‘5·18 정신 헌법 수록 반대’ 입장 표명을 촉구, 김재원 최고위원이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에 수록할 수 없다", "표를 얻기 위한 립서비스" 등의 발언을 했다가 사과했다. 이어 김 최고위원은 “전 목사가 우파 진영을 전부 천하통일했다”고 발언했다가 거듭 사과했다.

천 위원장은 이 같은 현상이 김기현 대표 체제가 출범한 지난 전당대회에서 도입한 ‘당원투표 100%’ 규칙의 폐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 목사 같은 분은 원래 한결같이 터무니없는 얘기를 하는 사람이었다. 전 목사가 설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느냐, 아니냐의 문제"라며 "이런 게 당원 100%로 (당 대표를 선출)하겠다고 하는 것의 위험성"이라고 주장했다.

천 위원장은 "전 목사가 여당의 운영, 공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비웃을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런데 수십만 단위는 아니겠지만, 최소한 한 1만 명 이상 정도의 당원은 전 목사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천 위원장은 “예를 들면 전 목사가 쥐고 있는 당원들이 김재원 최고위원 밀어주자 해서 대구의 특정 지역구에 집단 가입하면 경선판을 흔들 수 있는 것”이라고 봤다.

천 위원장은 김 최고위원의 징계를 요구하며, 이준석 전 대표와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양두구육' 얘기를 한 사람은 징계하고, 전광훈 목사와 5·18 등의 말도 안 되는 터무니없는 해당 행위를 한 사람은 징계하지 않으면 국민이 당에 보내주는 신뢰가 전체적으로 약해진다"는 것이다.

또 천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제주 4·3추념식 불참도 “굉장히 아쉬운 결정”이라고 밝혔다. “우리(국민의힘) 지지층만을 보면서 정치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대통령께서 이번에 순천을 시작으로 해서 남해안권, 대구까지 가셨기 때문에 (제주에) 오셨으면 좋지 않았을까”라며 “대통령께서 못 오신다고 하면 최소한 당대표께서 오셔서 '제주 4·3에 정부 여당이 좋지 않은 인식을 가진 것 아닌가' 하는 오해를 갖지 않도록 했었어야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천 위원장은 “내년에는 총선 바로 직전에 (4·3 추념식이) 있을 것”이라며 “총선 직전에 대통령 내지는 여당 대표가 (제주를) 찾는 것은 ‘총선 앞두고 그러는 거 아니냐’는 식의 인식을 줄 수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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