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앞두고 재부상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총선 차출론'에 대해 국민의힘 내에서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정부 '스타 플레이어'로서 존재감이 뚜렷한 한 장관이 총선 승리를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정치인 한동훈'에 대한 의구심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28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장관의) 총선 출마는 제가 대통령이라면 안 시키겠다"며 "국가적으로 위중한 상황에 장관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할 때지, 정치적으로 저희가 영입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한 장관을 섣불리 정계에 끌어들이기보다 윤석열 정부 정책 추진과 엄호를 위한 '외부 스피커'로서 무게를 더 실어줘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는 전날 신임 여의도연구원장인 박수영 의원이 한 장관을 두고 "지금 굉장히 인기가 있는 일종의 '셀럽'이 돼 있다. X세대 선두주자로 기존 586 운동권 세력을 퇴장시키는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평가한 것과는 상반된 의견이다.
당내의 이런 시각차는 내년 총선에 한 장관 출마 시 얻을 수 있는 정치적 득실에 대한 셈법이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출마를 긍정하는 쪽은 그가 윤석열 초대 내각의 상징이자, 수사검사와 법무부 장관으로서 실력을 입증한 만큼 지지층 결집 효과 역시 클 것으로 기대한다. 민주당의 '586 운동권 후보'와 대비되는 '70년대생·성공한 8학군' 출신의 세련된 이미지도 강점이다.
반면, 한 장관 차출론을 신중하게 받아들이는 쪽에서는 그의 등장이 '검찰정권 심판론'으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한다. 윤석열 정부가 '검찰 공화국'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복심'이자 검사 출신인 한 장관이 정권 심판론의 방아쇠를 당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일각에서 나오는 '수도권 승리론'에 대해서도 의문부호가 붙는다. 한국갤럽이 지난 3일 발표(2월 28일~3월 1일 조사)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에 따르면 한 장관은 11%로 홍준표 대구시장(5%), 안철수 의원(4%)을 제치고 여권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역별 선호도를 보면, 한 장관의 선호도는 서울(10%)보다 국민의힘 지지층이 다수 포진한 대구·경북(13%)에서 더 높게 나타나 수도권 지역에서 큰 두각을 보이지 못했다. 2030세대 지지율도 각각 6%, 9%에 불과했다. 국민의힘의 가장 큰 고민인 'MZ세대'를 비롯한 수도권·중도층을 포섭할 매력이 도드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다만 총선이 1년여 남은 만큼 한 장관 총선 차출론이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는 예단하기 이르다. 남은 기간 '똑부러지는 이미지'라는 강점은 챙기되, MZ세대와 중도층에 소구될 만한 소통능력 등 약점을 보완해 경쟁력을 키운다면 당내 일각의 의구심을 잠재울 수 있다. 반면 차기 지도자 그룹으로 발돋움할 만한 정치력을 키우지 않는다면 출마 지역구에서 승리할 수는 있어도 총선 승리를 견인할 간판 역할은 기대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한 장관의 등판이 곧장 총선판에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는 건 착각에 가깝다"며 "한동훈이라는 브랜드에 확신을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