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전국에 일본뇌염 주의보가 내려졌다. 지난해보다 19일이나 빠르다. 지난달부터 예년에 비해 기온이 급격히 상승한 영향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21일 제주, 22일 부산에서 올해 처음 일본뇌염을 옮기는 작은빨간집모기가 채집돼 이날 전국에 일본뇌염 주의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주의보 발령 기준은 그해 최초로 작은빨간집모기가 확인됐을 때다. 지난해에는 4월 11일 발령됐다.
올해 발령 시기가 빨라진 것은 2월부터 기온이 오르며 모기의 활동이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순~이달 중순 제주의 평균기온은 9.8도로 작년보다 1.7도 상승했고 부산은 지난해 8.1도에서 올해 10.1도로 2.0도 높아졌다. 평균 낮 최고기온도 제주(12.1도→14.6도)와 부산(12.7도→15.2도) 모두 2.5도 상승했다.
일본뇌염을 옮기는 작은빨간집모기는 논이나 동물 축사, 웅덩이 등에 서식하는 암갈색 소형 모기다. 대개 6월 남부지방부터 개체가 증가해 7∼9월에 가장 많고 10월 말까지 우리나라 전역에서 관찰된다. 주로 야간에 흡혈 활동을 한다.
일본뇌염에 감염되면 대부분 발열과 두통 등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지만 감염자 250명 중 1명꼴로 바이러스가 뇌로 퍼져 고열과 발작, 착란, 경련, 마비 등의 심각한 증상을 겪는다. 이 가운데 20~30%는 사망에 이른다.
뇌염은 회복되더라도 환자 중 30~50%가 손상 부위에 따라 다양한 신경계 합병증을 겪을 수 있다. 최근 5년간(2018~2022년) 신고된 일본뇌염 환자 92명 중 54명(58.7%)에게서 합병증이 발생했다. 인지장애가 가장 많았고 이어 마비·운동장애, 언어장애, 발작, 정신장애 순이었다.
일본뇌염은 백신의 효과가 좋아 질병청은 국가예방접종 지원 대상인 2010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에게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논과 축사 인근 거주자, 일본뇌염 위험국가로 여행 계획이 있지만 과거 백신 접종 경험이 없는 성인의 접종도 권장한다. 국가예방접종 지원 대상이 아니라면 의료기관에서 유료 접종이 가능하다. 질병청은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해 야외 활동 시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등 예방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