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에 멍이 든 채 숨진 인천의 초등학생 A(12)군이 다리에만 200개가 넘는 상처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계모와 친부는 16시간 동안 A군을 의자에 묶어 놓는 등의 학대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A군 친모 B(34)씨는 21일 계모와 친부의 구체적 학대 행위와 A군 부검 결과를 공개했다. B씨에 따르면 계모와 친부는 지난 1월 A군을 방에 감금한 채 수일간 여행을 떠났다. A군이 도망을 가지 못하게 집 내부와 외벽 폐쇄회로(CC)TV로 감시하고, 주방창에 보안 시스템도 설치했다. 또 A군을 굶기고 많게는 16시간씩 의자에 묶어두는가 하면 새벽에 잠을 재우지 않고 무릎을 꿇린 채 성경을 쓰게 했다. A군은 사망 당시 키 148㎝, 몸무게 29.5㎏에 불과했다. B씨는 "CCTV 영상 속 아들은 피골이 상접한 몸으로 수시간 동안 의자에 결박돼 있었다"며 "아들이 죽기 전까지 견뎠을 고통과 공포를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숨진 A군의 몸에선 크고 작은 상처가 다수 발견됐다. 두 다리 상처만 232개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검감정서에서는 "여러 신체 부위에서 반복되고 축적된 손상이 확인된다"며 "(가해자가) 사망 수개월 전부터 피해자를 쇠봉 등 도구를 사용해 폭행·체벌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B씨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친부 C(40)씨를 살인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B씨는 "친부는 계모 D(43)씨와 함께 상습 학대를 했을 뿐만 아니라 계모의 학대를 방관·묵인했다"며 "아들이 사망하기 2주 전부터 계모가 방문을 잠그고 아이를 보여주지 않았지만 살피려는 시도도 하지 않은 것을 볼 때 살해 행위에 공모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B씨는 이어 "친부는 아이가 사망할 때 현장에 있지 않았다는 이유로 계모에게 떠넘기며 '이렇게 심각한 줄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아들이 사망하기 전 손과 발로 지속적인 폭행을 한 친부도 공범으로 보고, 계모와 함께 선처 없는 무거운 형량이 내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앞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와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등 혐의로 계모 D씨를 구속 기소했다. 또 상습아동학대와 상습아동유기·방임 혐의로 친부 C씨도 구속 기소했다.
D씨는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 7일까지 인천 남동구 논현동 아파트 등에서 초등학교 5학년 의붓아들 A군을 상습적으로 온몸을 때려 내부 출혈로 인한 쇼크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훈육 등을 목적으로 A군 허벅지를 연필로 찌르거나 눈을 가리고 커튼 끈으로 의자에 묶는 등 상습 학대한 혐의도 받고 있다. C씨도 지난 1년간 A군을 때리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하고 유기·방임한 혐의를 받고 있다. D씨 부부 첫 재판은 내달 13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