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표팀으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KBO리그 KT 소속 투수 주권이 통한의 3점포를 맞고 중국의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주권은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1라운드 B조 체코와 경기에서 중국이 5-4로 앞선 9회초 1사 2·3루에 구원 등판했으나 상대 마르틴 무지크에게 역전 3점 홈런을 허용했다. 전날 일본전에서 휴식을 취했던 주권은 초구로 던진 체인지업이 가운데로 몰리면서 장타를 맞았다.
이후에도 2루타와 1타점 적시타를 연이어 내줬고, 결국 체코의 8-5 승리로 끝났다. KT 불펜의 핵심인 주권은 부모의 국적에 따라 중국 대표팀에 합류했다.
아마추어 선수들로 구성된 체코 야구는 WBC 본선에서 역사적인 첫 승리를 따냈다. 이번 대회는 메이저리거들이 대거 출전한 가운데 체코는 대부분 선수가 자신의 생업이 있는 아마추어다. 2번 타자로 출전한 에릭 소가다만이 메이저리그(MLB)에서 11년간 뛴 경력이 있을 뿐 이날 선발 출전한 선수 중 4번 포수의 중책을 맡은 마르틴 체르벤카는 직업이 외판원이다.
8번 지명타자인 페트르 지마는 애널리스트다. 또 구원투수로 나선 마르틴 슈나이더는 소방관, 마레크 미나리즈크는 부동산 중개인, 파벨 하딤 감독은 본업이 의사다. 언론사 홍보 직원인 투수 루카시 에르콜리, 고등학교 지리 선생님인 외야수 아르노슈트 두보비는 벤치를 지켰다.
체코는 이날 초반부터 리드를 잡았다. 1회초 보이테흐 멘시크와 소가드의 연속 안타에 이어 상대 실책과 희생플라이로 먼저 2점을 뽑은 체코는 3회초 마테이 멘시크가 좌월 솔로홈런을 날려 3-0으로 앞섰다.
중국은 5회말 볼넷 3개로 1사 만루를 만든 뒤 내야 땅볼로 1점을 만회했지만 체코는 6회초 필리프 스몰라의 내야 안타로 1점을 보태 4-1로 달아났다. 그러나 7회말 수비에서 마운드가 무너졌다. 중국은 2루타 두 방을 포함해 4안타와 볼넷 2개를 묶어 4득점, 단숨에 5-4로 뒤집었다.
패색이 짙던 체코는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1사 후 체르벤카가 볼넷을 고르자 멘시크가 좌익선상 2루타를 날려 1사 2·3루를 만들었다. 이어 무지크가 바뀐 주권의 초구를 걷어 올려 좌측 펜스를 훌쩍 넘기는 홈런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체코는 11일 오후 7시 일본과 2차전을 치른다. 이번 대회 복병으로 떠오른 체코는 12일 한국과 3차전을 벌이고, 13일에는 호주와 B조 최종전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