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공장 한편에서 배전기 한 대로 즉석 카레를 만들었던 오뚜기가 창립 이래 50년 동안 고수한 경영 이념이다. 오뚜기가 펼쳐온 나눔의 미덕에는 제한이 없다. 선천성 심장병을 앓아온 어린이 후원부터 장애인 지원사업까지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곳, 그중에서도 '사람'을 꾸준히 찾아나서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오뚜기의 창립기념일은 5월 5일 어린이날이다. 오뚜기 로고 또한 미소 짓는 어린이의 얼굴일 만큼 오뚜기의 어린이를 향한 애정은 남다르다.
이 같은 관심을 토대로 공을 들여온 사업은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후원'이다. 선천성 심장병을 앓는 어린이들의 경우 열 살이 되기 전 수술을 받지 못하면 생명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 여건으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돕기 위한 시도였다. 1992년 창업주 함태호 명예회장 시절 시작했는데 어느덧 3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사업 규모도 더 커졌다. 다달이 7명의 어린이를 지원했는데 현재는 22명까지 늘었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 금융, 경기 불황 등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오뚜기는 후원을 멈추지 않았다.
그 결과 2001년 1,000명의 어린이들이 새 생명을 얻었다. 2019년 5월에는 누적 후원 인원이 5,024명을 넘었다. 오뚜기는 같은 해 10월 완치된 어린이와 가족, 오뚜기 및 관계사 임직원 등 200여 명이 모여 '오뚜기의 사랑으로 새 생명 5,000명 탄생' 기념행사를 열고 5,000번째로 완치된 어린이에게 오뚜기 모형 8돈 순금메달을 전달했다. 지난해에는 재단법인 한국심장재단과 함께 심장병 어린이 후원 30주년을 맞아 기념 책자도 발간했다. 30년 동안 후원 연혁, 새 생명 탄생 1,000번째 행사부터 5,000번째 행사 사진, 완치 어린이 가족의 감사편지 등 소중한 추억과 인연이 담겼다.
오뚜기는 시각장애인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사업도 진행 중이다. 업계 최초로 제품에 점자 표기를 도입한 것이 그것이다. 시작은 컵라면이었다. 시각장애인들은 컵라면 용기에 표시된 '물 붓는 선'이 어딘지 알기 어렵다는 고충을 듣고 지난해 9월부터 컵라면 용기에 점자를 함께 새기고 있다. 제품 이름,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여부 등 정보를 나타내는 기호도 표기됐다. 저시력 시각장애인이 점자 위치를 쉽게 알아차릴 수 있게 점자 배경은 검은색, 점자는 흰색으로 인쇄하는 등 '디테일'도 놓치지 않았다.
현재 오뚜기는 컵라면 전 제품뿐만 아니라 컵밥 14종, 용기죽 8종에도 점자를 도입했다. 컵밥에는 제품명과 조리법을, 용기죽에는 뚜껑 스티커에 기업 이름과 제품명을 투명 점자로 새겼다. 지난해 11월 임직원 명함에도 점자를 적용하는 등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2022 한국장애인인권상' 민간기업부문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았다.
오뚜기는 2012년 6월 18일부터 밀알복지재단과 함께 ‘굿윌스토어(Goodwill Store)’를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는 기업과 개인에게 생활용품이나 의류 등 물품을 기증받은 후 장애인들이 손질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다. 활동은 크게 ①오뚜기 선물세트 조립 ②굿윌스토어 매장에 오뚜기 제품 기증 ③오뚜기 물품나눔캠페인 진행 ④임직원들의 자원봉사활동 등으로 이뤄져 있다.
취지는 장애인들의 '홀로서기'였다. 단순히 후원금을 기부해 장애인들에게 금전적 지원을 하는 것을 뛰어넘어 장애인들이 스스로 일하고 급여를 받아 자립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2012년 9월~2022년 11월 오뚜기가 굿윌스토어에 위탁한 선물세트는 총 777만 세트, 기증 물품 또한 38억 원어치에 달한다.
오뚜기는 이후 2021년 11월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함께 장애인들을 고용한 자회사 '오뚜기프렌즈'를 세웠다. 발달장애인 등 1년 동안 약 20명의 장애를 가진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 이들이 지금까지 생산한 상품 개수만 해도 10만7,000여 개에 이를 정도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외에도 1996년 설립된 '재단법인 오뚜기함태호재단'에서는 다양한 학술진흥사업, 장학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1997년 5개 대학, 14명의 장학금 지원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총 1,166명에게 79억 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2009년에는 오뚜기 학술상을 제정해 한국식품과학회와 한국식품영양과학회를 통해 연 2회 식품산업 발전과 국민 식생활 향상에 이바지한 식품 관련 교수 두 명에게 6,000만 원의 상금을 수여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앞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무엇보다 중요해지는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기업의 사회적 기여에 더 관심을 갖고 소비자에게 신뢰와 존경을 받는 기업으로 남을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