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김주애와 체육경기 관람… 백두혈통 우상화? 후계구도?

입력
2023.02.18 10:08
군 관련 행사 이어 공개 석상 여섯 번째
첫 등장 때 쓴 '사랑하는 자제분' 다시 언급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광명성절)을 기념해 열린 체육경기를 딸 김주애와 함께 관람했다. 주애가 공식석상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여섯 번째다.

18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광명성절(2월 16일)을 기념해 열린 내각과 국방성 직원들 간 체육경기를 관람했다. 통신은 "전체 참가자들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와 사랑하는 자제분을 한자리에 모시고 기쁨과 희열에 넘쳐 뜻깊은2월의 봄명절을 기념한 오늘의 이 순간을 소중히 간직"했다고 밝혔다. 사진을 보면 주애는 관람석 중앙에 김 위원장과 함께 앉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주애는 지난해 11월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현장에 처음 등장했다. 이후 화성-17형 발사 성공 기념촬영식(11월 26일), 미사일 생산 시설 시찰(일시 미상),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연회(올해 2월 7일),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2월 8일)에 잇달아 김 위원장과 동행했다. 군 관련 행사 이외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신에서 사용한 '사랑하는 자제분' 표현은 지난해 11월 18일 주애가 처음 등장했을 때 북한 매체들이 썼던 것이다. 매체들은 이후 '존귀하신' '존경하는' 등 표현을 혼용하고 있다.

북한이 이처럼 특별한 호칭을 섞어가며 주애를 우상화하는 것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백두혈통 자체를 우상화하기 위해서' '핵무력 증강이 미래세대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기 위해서' 등으로 분석한다. 주애가 조기에 김 위원장 후계자로 정해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이날 행사에선 관람석 뒷줄 가장자리에 김 위원장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앉은 모습도 포착됐다. 최근 주애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이 같은 구도가 반복돼, 일각에선 김 부부장이 후계 구도에서 밀려난 징후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다만 통일부는 김 부부장의 지위변화가 확인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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