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로맨스 영화들이 2월의 극장가를 장식했다. 배우 윤시윤 설인아 주연의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와 이동휘 정은채가 이끈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가 그 주인공이다. 두 작품의 매력이 다른 만큼 골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는 일도 연애도 마음 같지 않은 남자와 모든 걸 가졌지만 연애는 쉽지 않은 여자의 이야기를 담는다. 두 사람의 앞에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향수가 등장하며 많은 일들이 벌어진다.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는 사랑하는 사람이 모르는 사람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다.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와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는 모두 로맨스 작품이지만 다루는 사랑의 단계가 다르다.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는 사랑의 시작을,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는 그 끝을 보여준다.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 윤시윤과 설인아는 사랑의 설렘을 흥미롭게 그려냈다.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이동휘와 정은채는 서로에게 너무 익숙해진 커플의 끝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에는 웃긴 장면들이 가득하다. 김수미 윤시윤의 뽀뽀 신이 그 중 하나다. 김수미는 작품의 유쾌함을 극대화하기 위해 임플란트까지 빼고 촬영장을 찾았다.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는 서로에게 지친 커플의 다양한 모습을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 담아냈다. 이들은 라면 하나 때문에 서로에게 싫은 소리를 하기도, 찌질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배우들의 연기 변신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 윤시윤은 망가진 비주얼을 선보인다. 그는 덥수룩한 파마머리, 엉망으로 바느질한 정장을 소화한 허술한 모습으로 시선을 모은다. 정은채는 새로운 결의 캐릭터로 변신을 시도했다. 정은채가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에서 연기한 아영은 그가 쿠팡플레이 '안나'로 그려낸 현주와 딴판이다. 현주는 천진난만한 표정과 말투로 분노를 유발하는 독불장군이었다. 반면 아영은 공시생 남자친구를 뒷바라지하며 때때로 짠함을 자아냈다.
두 작품의 관계자가 꼽은 매력도 상이하다.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가 판타지적 요소를 갖고 있다면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는 현실적인 내용을 자랑한다.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 측 관계자는 본지에 "신비한 향수에서 비롯되는 로맨스라는 신선한 소재가 매력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윤시윤 설인아 배우 모두 로맨스 작품에 많이 출연했다. 이번 작품에서 두 배우의 케미스트리가 좋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측 관계자는 "판타지보다 현실처럼 느껴지는 로맨스가 담겼다. 내 사연, 혹은 내 친구 사연 같은 이야기가 매력이다. 대사나 캐릭터도 감독님께서 경험이나 지인의 이야기를 통해 얻은 소스를 기반으로 탄생했다. 높은 현실감이 몰입도를 높이고 여운을 남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00년대 초반 한국 영화처럼 담백한 감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 그 시기 작품들에 대한 그리움을 해소해 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와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는 모두 지난 8일 개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