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이 광석과 염수에 이어 점토에서 이차전지 핵심광물인 리튬을 뽑아내는 도전에 나선다. 미국 현지에서 발굴을 추진하는 프로젝트여서 만약 성공한다면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포스코홀딩스는 호주 진달리리소스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이 같은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 진달리리소스는 호주 퍼스에 본사를 둔 광물 탐사·개발 전문사로, 미국 서부 오리건주와 네바다주 경계에 있는 맥더밋 점토 리튬 프로젝트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는 진달리리소스에 200만 달러(약 25억3,700만 원) 규모 비용을 내고 미 현지 광구에서 점토 리튬을 공급받은 뒤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과 공동으로 최적으로 리튬을 뽑는 작업을 벌여 사업성 검토에 들어갈 계획이다. 포스코는 2010년부터 RIST와 염수와 광석, 폐배터리 등으로부터 리튬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해왔으며, 그 결실로 올 연말 연 4만3,000톤 규모의 광양 리튬 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포스코 측은 점토 리튬 추출 공정의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하면 맥더밋 프로젝트 공동투자를 포함한 사업 협력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리튬은 그동안 주로 광석, 염수에서만 추출해 점토에서 상업 생산한 사례가 없다"며 "이번 발굴 사업에 성공하면 비전통 리튬 자원 개발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어려운 사업을 포스코 측이 검토에 들어간 이유는 북미 등에 많은 양의 리튬이 점토 형태로 묻혀 있는 데다 기술이 좋아져 추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이번 사업이 현실화되면 중국 의존도를 낮춰 미국 IRA 효과를 직접 누릴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기대다. 완성차 업체들은 올해부터 미국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려면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조달한 광물을 40% 이상 적용한 배터리를 넣어야 세액공제 방식의 보조금(대당 7,500달러)을 받을 수 있다.
포스코그룹은 철강에서 이차전지 소재, 그린에너지 등의 신산업 기업으로 확장하기 위해 리튬을 2030년 기준 30만 톤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는 전기차 450만 대에 포함되는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규모로, 목표량의 절반인 15만 톤은 광석리튬에서, 40%인 12만 톤은 염수리튬, 나머지 3만 톤은 폐배터리 등에서 각각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호주 광산업체 필바라미네랄스로부터 리튬 정광을 장기 공급받고 있고, 아르헨티나 살타주에 있는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를 구입해 생산 채비에 들어갔다. 포스코 측은 "세계 최고 수준의 리튬 추출 기술력과 조업 노하우를 앞세워 북미 지역 점토 리튬을 포함해 유전 염수, 지열 염수 등 차세대 리튬 자원을 대상으로 연구 개발을 적극적으로 하고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