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국산, 수입산 가리지 않고 국내에 공급된 자동차, 가전제품 등 제조업 제품이 전년 대비 1.5% 느는 데 그쳤다. 코로나19가 덮쳤던 2020년 4분기 이후 2년 만에 가장 작은 증가폭으로 그만큼 내수시장이 위축됐다는 뜻이다.
통계청이 8일 발표한 '2022년 4분기·연간 제조업 국내공급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제조업 국내 공급은 전년 대비 2.5% 늘었다. 2020년 1.3% 감소한 제조업 국내 공급은 2021년 4.5% 반등한 데 이어 2년 연속 증가세다.
이 지표는 국내 제조업 기업이 공장에서 출하한 제품, 외국 제조업 기업으로부터 수입한 제품 등을 더한 수치다. 소비자에게 팔린 제품뿐 아니라 판매를 기다리는 제품까지 합해 내수시장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지난해 제조업 국내 공급 실적은 연말로 갈수록 저조했다. 4분기만 떼어 보면 제조업 국내 공급 증가폭은 1.5%로 3분기 5.2%에 비해 크게 내려갔다. 제조업 국내 공급이 1.4% 감소했던 2020년 4분기 이후 가장 부진한 수치다.
업종별로 보면 스테인리스 강판, 아연 강판 등 1차금속 국내 공급이 11.5% 감소했다. 철을 주로 생산하는 포항 포스코 공장이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에 따른 홍수 피해로 가동을 멈춘 여파다.
화학제품 국내 공급도 7.3% 줄었다. 코로나19 기간 마스크 착용으로 화장품 수요가 감소하면서다. 반면 4분기 자동차, 전자제품 국내 공급은 각각 18.4%, 9.0% 증가했다. 자동차, 전자제품에 쓰이는 반도체 공급난이 풀린 영향이다.
제조업 국내 공급은 경기가 가라앉을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상반기에 더 부진할 전망이다. 경기 위축기엔 제조업 제품 수요가 줄어 국내 공급 역시 타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