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27·울버햄튼)이 상대 자책골을 유도하며 팀 승리에 기여했으나 또다시 허벅지 뒷부분(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졌다. 선발로 자리를 굳히던 상황에서 최대 두 달 가까이 결장할 수도 있는 불운이다.
황희찬은 5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튼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2라운드 리버풀과의 홈경기에서 전반 초반 선제골에 관여하며 팀의 3-0 완승을 도왔다. 그는 앞서 지난달 8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64강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2-2 동점골이자 '시즌 1호골'로 팀을 패배에서 구했다. 유독 리버풀에 강한 면모를 드러내며 이날도 팀이 리그 12년 만에 리버풀과의 홈경기에서 승리하는 데 일조했다.
황희찬은 특유의 저돌적인 돌파로 상대를 흔들었다. 전반 5분 만에 오른쪽 측면에서 받은 공을 페널티 박스 안쪽까지 끌고 들어갔고, 중앙 동료에게 패스한 공이 리버풀 수비수 조엘 마티프 다리에 맞고 그대로 골이 됐다. 이때 황희찬이 수비수 사이를 뚫고 라인을 무너뜨리는 온사이드 동작은 인상적이었다. 비록 마티프의 자책골로 기록되긴 했지만 황희찬의 환상적인 움직임이 만든 골이었다.
황희찬은 7분 뒤 크레이그 도슨의 추가골 이후에도 빠른 돌파를 이어갔다. 그러다 불운이 닥쳤다. 전반 39분 역습 상황에서 우측 돌파를 시도하다 오른쪽 허벅지를 잡고 주저앉았다. 그는 벤치에 교체 사인을 보내며 부상이 아쉬운 듯 주먹으로 그라운드를 치기도 했다. 결국 아다마 트라오레와 교체됐고, 현지 팬들은 기립박수로 위로했다.
황희찬의 부상은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그는 지난해 11월 새로 부임한 훌렌 로페테기 감독의 신임을 받으며 선발 출전 명단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입지를 다져가던 중 또다시 부상으로 당분간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는 2021~22시즌 울버햄튼으로 이적한 이후 두 달 가까이 결장한 적이 있다. 2021년 12월 햄스트링 부상으로 6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2017~18시즌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시절에도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역시 두 달 동안 총 13경기에 결장했다.
올 시즌에만 두 번째 햄스트링 부상이다. 그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직전에도 왼쪽 햄스트링 부상을 입고 대표팀에 합류했다. 당시 월드컵 조별리그 우루과이와 가나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포르투갈전에 교체 투입돼 역전골로 아쉬움을 달랬다.
황희찬의 부상은 팀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로페테기 감독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황희찬이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팀에는 안타까운 일이다. 그의 부상이 얼마나 오래갈지 알 수 없다"면서 "그는 팀 전술을 잘 이해하는 매우 좋은 선수지만, 이제 다른 선수를 선택해야 한다"고 안타까워했다.